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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문명 연구하면 마녀인가요? 황당한 화형사건

레포르 2020. 6. 11. 18:16

과거 중남미를 빛낸 마야문명에 대해선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멕시코부터 페루, 심지어 볼리비아에 이르기까지 마야문명은 엄청난 유적을 남겼습니다. 

 

이런 마야문명에 푹 빠져 당시의 종교와 자연의학을 연구하던 학자 겸 종교인이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과테말라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억울하게 죽음을 맞은 사람은 도밍고 초크(55)라는 분입니다. 

 

초크는 과테말라 산루이스의 치바이 공동체구역에 살고 있었는데요. 지난 6월 밤 일단의 괴한들이 자택을 공격해 그를 밖으로 끌어냈습니다. 

 

그리고 밤새도록 10시간 넘게 그를 끌고 다니며 폭행을 가했습니다. 

 

그리고는 휘발유를 몸에 뿌리고 불을 질러버렸는데요. 장시간 폭행으로 이미 죽은 사람과 다를 게 없던 초크는 마지막 사력을 다해 일어나 달려 나가며 "도와 달라"고 소리를 쳤지만 그 누구도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도와주진 않으면서 누군가는 이렇게 핸드폰으로 끔찍한 장면을 촬영했네요. 

 

초코는 도대체 왜 이런 일을 당한 것일까요? 목격자들에 따르면 초크를 끌고 다니며 폭행을 한 괴한들은 초크에게 "우리 가족의 무덤에서 마법을 행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면서 잔인하게 폭력을 휘둘렀다고 합니다. 

 

초크가 가족의 무덤에 저주를 했다는 얘기인데 과연 그는 마법사였을까요? 

 

초크는 종교인이긴 했습니다. 마야문명의 토착 종교를 연구하는 신자였는데요. <마야문명 영적가이드협회>의 정회원이기도 했습니다. 

 

마야문명의 토속 종교를 연구했으니 무슨 주술이나 주문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죠. 마야문명의 전통에 따라 종교의식을 진행하기도 했다니까요. 

 

하지만 그는 종교인이기보다는 학자에 가까웠습니다. 

 

그는 특히 마야문명의 자연의학에 대해 큰 관심을 보여 꾸준히 연구를 진행해왔는데요. 

 

영국과 스위스 등 유럽 여려 국가의 대학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도 할 정도로 이 분야에선 전문성을 갖춘 지식인이었다고 합니다. 

 

과테말라 바예대학의 교수로 인류학자이자 의사인 모니카 베르헤르는 "마야문명의 자연의학에 관한 한 그는 걸어 다니는 도서관이었다"고 극찬했어요. 

 

생전에 그는 발로 뛰는 학자였다고 합니다. 틈만 나면 마야문명 때 사용됐던 약초들을 찾아 들과 밀림을 누볐다고 해요. 

 

최근엔 코로나19 때문에 발이 묶여 외출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산행을 하지 못했지만요. 

 

그런 그가 마법사로 몰려 끔찍한 화형을 당하자 과테말라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교수 모니카 베르헤르는 "초코를 불태워 살해한 건 마야문명의 자연의학과 종교에 대한 전문도서관에 불을 질러 전소시킨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알레한드로 지암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까지 나서 "철저한 수사로 용의자를 모두 잡아들여라"라고 지시했네요.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모두 6명이었는데요. 이 가운데 5명이 저주를 받은 무덤과 관련돼 있는 가족과 친지라고 합니다. 경찰이 용의자 특정엔 성공했다고 하니 만행을 저지른 자들은 이제 곧 붙잡히겠죠.  

 

21세기에 마녀사냥과 같은 사건이 일어나다니... 황당하고 믿기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