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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보물선 이야기

레포르 2020. 10. 16. 19:30

얼마 전에 언론의 보도를 보니까 태평양, 대서양 등 세계 각지에서 침몰한 보물선이 무려 300만 척에 달한다고 하더군요. 생각보다 어마무지하게 많죠? 

 

그럼 한때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남미 아르헨티나 바다에 가라앉은 보물선은 과연 몇 척이나 될까요?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침몰한 보물선의 수를 짐작할 만하게 하는 자료는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문화부 산하에는 인류학연구소라는 기관이 있는데요. 

 

아르헨티나 인류학연구소는 16세기 이후 아르헨티나 바다와 강에서 침몰한 선박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1995년부터 지금까지 25년째 이 작업을 하고 있으니 그간 축적한 정보와 자료는 엄청나게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르헨티나 인류학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냈는데요. 

 

수중고고학 조사 결과 16세기 이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강과 대서양에서 침몰한 선박이 1900척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수평선이 보여 바다 같은 강으로 불리는 라플라타강에서 침몰한 선박이 700척, 아르헨티나 대서양 바다에 가라앉은 선박이 1200척에 달한다고 해요. 

 

아르헨티나 인류학연구소는 문헌이나 항해기록 등을 뒤져 침몰선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기록상으론 침몰이 확인됐지만 아직 침몰선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확인된 침몰선은 20여 척에 불과하다고 하다니까 절대 다수의 침몰선이 아직은 해저에서 누군가에게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셈입니다. 

 

침몰선이 발견되면 유물이 쏟아집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2년 전 아르헨티나 최남단 티에라델푸에고주의 도나타 앞바다에서 발견된 침몰선인데요. 

 

영국에서 만들진 것으로 보이는 그릇 수백 점이 발견됐습니다. 

 

아르헨티나 인류학연구소에 따르면 발견된 그릇들은 1850년 전후로 제작된 것들이라고 하는데요. 

 

이 그릇을 싣고 가다 침몰한 선박의 정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릇이 발견된 곳에서 1850년 전후로 침몰한 선박은 오라클, 델카프리콘, 글렌모어 등 3척인데 유물이 나온 곳 주변에선 침몰선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르헨티나 인류학연구소는 3척 중 1척에서 나온 유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지만 선박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죠. 

 

그럼 보물을 싣고 가다 침몰한 선박도 있을까요?

 

당연히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르헨티나라는 국가명의 어원을 보면 그 의미는 <은의 나라>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1800년대 초반까지 아르헨티나는 스페인의 식민지였죠.

 

식민지에서 수탈한 금은보화를 싣고 유럽으로 가다 사고를 당한 선박이 없을 리 없다는 얘기입니다. 

 

침몰한 보물선의 수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이지만 말입니다... ㅠㅠ

 

아르헨티나 인류학연구소가 보물선에 대한 정보를 따로 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그런 보고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인류학적으로 보물보다는 생필품에 대한 학문적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아르헨티나 인류학연구소 관계자는 "학문적으로 보면 금화보다 당시의 생활상,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물이 더욱 소중하다"면서 "보물선에 대한 정보를 별도로 정리한 건 없다"고 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학계에선 설이 무성합니다. 

 

일각에선 아르헨티나 라플라강이나 대서양에서 침몰한 보물선이 최소한 수십 척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지금까지 확인된 침몰선이 1900척에 이른다고 하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