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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마초 재배 허용할 듯

아르헨티나의 연방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가면 화초를 키우는 집이 많습니다. 

 

정원을 가진 가정주택이 많은 데다 발코니에서 화초를 키우는 아파트도 정말 많은 편이죠. 이런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대마초가 무성한 집을 보는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개인의 대마초 재배를 허용하기로 사실상 작정했다고 합니다. 

 

개인의 대마초 재배에 대한 조례안이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의회에 발의됐는데요. 큰 이견이 없어 연내 통과는 확실해 보입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대마초 재배에 대한 조례안의 특징은 크게 3부분인데요. 

 

먼저 대마초 재배의 조건(?)입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의약용으로 개인의 대마초 재배를 허용할 방침입니다. 의약용이라면 개인이 집에서 자유롭게 대마초를 키워도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부작용은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음주운전만큼이나 마약운전 검사에 걸리는 사람이 많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인데 대마초의 개인 재배를 허용한다면.... 

 

대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법망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없을 수 없을 테니까요.

 

<지금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대마초 재배가 불법이라 적발되면 이렇게 경찰에 압수됩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조례안의 두 번째 특징이라면 집단 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건 대마초를 재배할 공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규정인데요. 조례안에 따르면 공간이 없는 사람들은 대마초 재배를 위한 사단법인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후 법인이 공간을 임대 등의 방법으로 마련하면 법인에 참가한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개인용 대마초를 키울 수 있습니다. 조례안에는 이걸 두고 <연대 재배>라는 표현을 썼군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선 이렇게  대마초 박람회가 열리도 합니다. >

세 번째 특징은 대마초의 가공과 관련된 것입니다. 

 

대마초를 재배하는 사람은 대마초를 가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마초 오일을 만들 수 있다는 거죠. 

 

대마초 오일은 의약용으로 사용되는데요. 지금 아르헨티나는 의약용으로 사용 되는 대마초 오일을 우루과이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의 대마초 재배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한 시의원은 급진당 소속의 레안드로 알페린인데요. 

 

알페린은 "의약용 대마초 시장은 이미 글로벌화되어 있다"면서 "경제적 여력이 되지 않지만 의약용 대마초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개인의 대마초 재배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은 "디테일한 부분에선 이견이 있지만 시의회에선 대체로 찬성 의견이 지배적"이라면서 "약간의 수정을 거쳐 조례안이 연내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도했어요. 

 

<벌써부터 대마초 재배에 필요한 것들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상점도 벌써 등장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연방국가입니다. 그렇다 보니 각 주(州)나 지방자치도시의 권한이 막강한 편인데요.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7년 대마초 재배에 대한 연방법을 이미 제정한 바 있습니다. 이 법은 개인의 대마초 재배를 주나 자치도시가 자율적으로 허용하도록 했습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이 법이 위임한 권한에 따라 조례로 개인의 대마초 재배를 허용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우루과이에선 이렇게 약국에서 대마를 합법적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남미에서 대마초를 최초로 합법화한 국가는 아르헨티나의 이웃나라 우루과이입니다. 우루과이 2017년부터 대마초 합법화를 시행하고 있죠.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는 등록만 하면 대마를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대마초를 합법화한다면 남미에서 그 파장은 어마어마할 겁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남미, 특히 브라질을 제외한 스페인어권에선 그래도 가장 문화적 영향력이 큰 도시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