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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20만원이나 주고 맞았는데 가짜 백신이라니...

코로나19로 인한 남미의 피해는 정말 막대한데요. 

 

피해가 커지면서 발생하고 있는 부작용 중 하나가 바로 가짜 백신 문제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가짜 코로나19 백신이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어요. 

 

하지만 이게 멕시코나 아르헨티나에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백신이 부족하다 보니 비슷한 문제가 강력한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베네수엘라에서까지 발생하고 있거든요. 

 

베네수엘라 검찰은 최근 라라주(州)에서 가짜 코로나19 백신을 팔던 4인조 혼성조직을 일망타진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이 조직을 코로나19 백신 사기단이라고 소개했는데요. 

 

백신 사기단은 러시아산 백신 스푸트니크V와 중국산 시노팜을 보유하고 있다며 백신접종 희망자를 끌어모았다고 합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5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으니 남미에서 백신 후발주자인 셈입니다. 백신 접종에 조바심을 가진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겠죠?

 

사정은 다급하고, 순서는 늦어지고.. 답답한 사람들이 백신 사기단의 꼬임에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사기단에 돈을 주고 가짜 백신을 맞은 사람은 최소한 2000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검찰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수치에요. 

 

사기단은 백신을 놔주면서 적게는 150달러(약 17만원), 많게는 200달러(약 23만원)까지 현찰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베네수엘라에선 정말 천문학적 규모의 사기였던 셈입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스푸트니크 백신을 맞았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제가 포스팅하기도 했지만 베네수엘라의 최저임금은 현재 2.4달러 정도에 불과합니다. 우리 돈으로 2700원 남짓한... 그야말로 푼돈에 불과하죠. 

 

그런 나라에서 200달러면 정말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상상을 초월하는 거금인 것입니다. 

 

때문에 사기에 넘어간 사람 대부분은 최상위급 고소득층이거나 자산이 넉넉한 부유층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공급물량이 넉넉하지 않아 카라카스에선 이렇게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곤 합니다.>

베네수엘라 검찰에 따르면 미국 여행을 앞둔 4인 가족이 한꺼번에 사기단에게 속아 가짜 백신을 맞은 경우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전 가족 미국여행을 계획할 정도라면 베네수엘라에서 웬만한 부자가 아니라면 꿈꾸기 힘든 일이죠. 

 

이들이 사기에 넘어간 이유는 간단합니다. 백신은 맞아야겠는데 병원에서의 접종은 느리기만 하고.. "돈만 주면 당장 접종이 가능하다고?" 유혹에 넘어가기 딱 좋은 환경이었던 거죠. 

 

<사정이 다급해진 베네수엘라는 쿠바의 백신까지 수입해 접종을 진행 중입니다.>

사기단은 병원에서 버린 스푸트니크V와 시노팜 용기를 모아서 범행에 사용했습니다. 

 

용기에 엉뚱한 용액을 넣어서 백신이라고 뻥을 친 겁니다. 

 

사기단이 용기에 채워 넣은 용액은 끓인 물에 해열제를 푼 것이었다고 해요. 그리곤 백신이라고 속여 돈을 받고 주사를 놓아준 것입니다. 

 

이 같은 사실은 라라주의 보건부가 직접 확인한 내용입니다. 

 

사기단이 해열제를 푼 건 백신 접종 후 무언가 반응이라도 있어야 의심을 사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사기단은 백진접종증명까지 발급했는데요, 사기가 드러난 건 바로 이 가짜 증명 때문이었답니다. 

 

사기단이 발급한 접종증명이 병원에서 발급한 것과 다른 걸 본 사람들이 "이거 좀 이상하다"면서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것이었습니다. 

 

29일 기준으로 볼 때 베네수엘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누적 27만 명, 사망자는 3069명에 달하고 있는데요. 

 

얼마나 국민적 불안감이 크면 가짜 백신을 놔주는 사기단까지 활개치고 있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