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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멕시코 응원하는 포토인형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킨 중남미 국가를 꼽으라면 단연 멕시코입니다.

멕시코는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에서 피파랭킹 1위 독일을 1-0으로 제압하면서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멕시코 축구팬들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죠^^

이런 가운데 멕시코에서 유명해진 축구팬이 있습니다. 바로 포토인형 '하비에르'입니다.

​러시아의 거리응원 현장에서 우뚝 서 있는 이 남자가 바로 포토인형 하비에르입니다.

오늘은 멕시코 응원단(?)의 아이콘이 된 하비에르를 소개드립니다.

하비에르는 스페인어 남자이름 중 하나입니다.  ​이 이름을 가진 유명한 축구선수로는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사네티가 있었죠.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멕시코 선수로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있구요.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 하비에르는 실존 인물이랍니다. 멕시코 월드컵 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하는 광팬이라고 하네요.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이 있죠? 하비에르의 주변에는 열정적인 축구팬 친구들이 많다고 합니다.

하비에르는 친구들과 이번 월드컵 때 러시아를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아예 직장까지 그만두고 월드컵에 올인(?)하기로 했다죠.

그리곤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웠답니다. 일단 유럽으로 건너가서 밴을 타고 러시아로 들어가기로 말입니다.

​그런데 그 꿈이 좌절되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여자친구였네요...

"직장까지 그만두고 러시아로 월드컵 구경을 간다고????" 여자친구가 버럭 화를 내면서 목숨(?)을 걸고 반대를 한 겁니다.

그래서 친구들은 다 러시아로 떠났는데 하비에르는 그만 멕시코에 남게 됐습니다... ㅠㅠ

​멕시코에 하비에르만 홀로 남겨두고 떠난 친구들은 지난 13일 드디어 꿈에 그리던 러시아에 입성했습니다.

​그리고 월드컵이 시작됐는데요...

하비에르의 빈 자리가 아쉬웠던 친구들은 ​포토인형을 만들어 데리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친구들이 멕시코를 응원할 때면  언제나 하비에르의 포토인형이 함께하고 있죠.

뿐만 아닙니다. 응원에 지친 포토인형를 이렇게 의자에 앉히고 휴식을 취하도록 배려하기도 합니다. 추울까봐 담요까지 덮어주면서 말이예요 ㅎㅎ

​정말 재밌는 건 하비에르가 입고 있는 셔츠입니다.

하비에르가 입고 있는 셔츠엔 스페인어로 MI VIEJA NO ME DEJÓ​라고 쓰여져 있는데요. 이걸 한국어로 옮기면 "내 여자친구가 보내주지 않았어"라는 뜻이랍니다^^

친구들이 ​하비에르의 여자친구에게 제대로 복수(?)를 하고 있네요. (하비에르의 한풀이를 해주고 있다는 게 더 정확할까요? ㅎㅎ)

친구들은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있는데요. ​덕분에 하비에르 포토인형은 유명인사가 됐습니다.

중남미 언론들이 소개를 하면서 '대륙의 유명인사'가 되어버린 겁니다.

그래서 러시아에선 하비에르 포토인형에게 이렇게 친근감을 보이는 사람들도 부쩍 많아졌다네요.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포토인형의 수발(?)을 들고 있는 하비에르의 친구입니다.>

<여자친구의 질투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사진도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축구팬들도 하비에르와 한 컷.>

재밌는 건 모금운동까지 벌어졌다는 사실인데요.

하비에르의 사연을 알게 된 멕시코 축구팬들은 "늦었지만 비행기라도 타고 하비에르가 러시아에 다녀올 수 있게 하자"면서 온라인에서 돈을 걷고 있다네요.

<오~ 콜롬비아 미녀가 키스까지 ㅎㅎ>

​지금까지 얼마나 돈이 모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비에르가 러시아로 가려면 멕시코가 최대한 월드컵에서 버텨야 할 텐데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멕시코의 16강 진출을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하비에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