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 가면 명시적으로 반려동물의 입장을 금지하는 곳이 있습니다.
마트, 빵집, 음식점 등이 대표적이죠. 성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사를 드릴 때 반려견이 짖거나 하면 곤란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개들이 자유롭게 들어가서 미사를 드릴 수 있는(?) 성당이 브라질에 있었네요. 그것도 주인 없이 거리를 떠도는 유기견들이 말입니다. 그 증거를 보여드리죠^^

신부님이 미사를 집전하고 계시는데 그 앞에서 편하게 누워서 잠을 자곤 계신 이분... 유기견이랍니다.
동물들이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이 성당은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쿠주 그라바타에 있습니다. 산타아나라는 성당인데요. 동물들에게 '프리 패스'를 허용한 건 조앙 파울로 고메스 담임신부님이십니다.

신부님은 유기견에 대한 사랑이 남다릅니다. 그래서 유기견들에겐 미사에 참석을 허락하고 계신 거죠. 미사 도중 다가가는 유기견 있으면 이렇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고요.
아래와 같은 돌발생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라바타는 인구 7만 정도의 정말 작은 도시라고 합니다.
이 도시에서 고메스 신부님은 '유기견들의 신부'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신답니다. 유기견에 대한 사랑이 워낙 끔찍하다보니 이런 애칭을 얻으신 거죠.
그런데 정말 고메스 신부님은 유기견의 대부로 불려도 손색이 없습니다.

고메스 신부님은 평소 유기견 돌보기에 열심이십니다. 잠자리와 먹을 것을 주고, 아픈 유기견은 동물병원으로 안고 달려가 치료를 받도록 한다네요.
최근에는 암에 걸린 유기견을 구조해 항암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직접 데리고 살면서요.
성당이나 교회 등 종교시설 대부분은 반려동물의 입장을 불허하는 게 보통이잖아요?
그런데도 고메스 신부님이 유기견들에게 미사 참석(?)을 허용하는 건 뚜렷한 신앙관 때문입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모두 하느님의 창조물이라는 것이죠. 그러니 미사에 동물들이 들어와도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유기견이라면 언제든 성당에 들어와 잠을 자도 좋고, 성당에서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셔도 좋다. 성당은 하느님의 집이고, 그들(유기견)은 모두 하느님의 것" 이게 신부님의 지론이라고 해요.
이론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생각은 참 예쁜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여기엔 다른 의도도 살짝 숨어 있습니다. 유기견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인 거죠.
산타아나 성당의 미사에 참석하는 유기견들은 대부분 신부님이 거둔 유기견들입니다. 신부님은 이런 유기견들을 미사에 참석시켜 신자들과 만나게 해줍니다.
그러면 신자들이 유기견을 입양한다네요.
성당이 유기견들과 입양 희망자들에겐 만남의 장소가 되는 셈입니다^^

고메스 신부님은 SNS에도 열심이신데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엔 유기견들과의 생활을 담은 사진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신부님은 입양희망자들에게 유기견을 소개하기 위해 이렇게 SNS에 열심을 내고 계신다는데요.
덕분에 성당이 있는 그라바타에선 유기견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군요.
고메스 신부님은 '유기견이 없는 그라바타를 소원한다"고 하셨는데요.
소망이 꼭 이뤄지질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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