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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길거리 물청소 금지한 칠레, 이유가 뭘까요?

칠레의 한 행정구역에서 길거리 물청소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주민들에게 집 앞을 청소할 때 물을 사용하지 말라고 한 것이죠. 금지령을 위반하면 범칙금을 내야 합니다. 

 

남미를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칠레뿐 아니라 남미 각국에서 자기 집 앞을 물청소하는 건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인데 이걸 금지하다니... 

 

칠레가 왜 물청소를 금지한 것일까요?

 

물청소를 금지한 곳은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있는 프로비덴시아 행정구역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구에 해당하는 곳이죠. 

 

프로비덴시아는 지난 10일부터 물청소 금지령을 발동해 시행하고 있는데요. 

 

집 앞, 그러니까 길거리를 청소할 때 물을 사용하는 걸 완전히 금지했습니다. 24시간 금지라는 것이죠. 

 

금지령을 무시하고 몰래(?) 물청소를 하다가 발각되면 범칙금 25만 페소를 물어야 합니다. 원화로 37만원이 넘는 돈이예요. 

 

물청소를 못하게 된 건 집 앞뿐이 아니랍니다. 상업시설인 주차장이나 개인차고 앞도, 심지하 풋살경기장에서도 물청소는 금지됐습니다. 

 

물은 뿌리지 말고 그저 빗질이나 하라는 건데.. .그럼 공원이나 잔디 같은 녹지대는 어떨까요? 

 

녹지대는 청소가 문제가 아니죠.. 물을 뿌리지 않으면 식물은 죽어버리까요... 그래서 녹지대에는 제한적인 금지령이 적용됩니다. 매일 저녁 8시부터 익일 오전 8시까지만 물청소(?)를 할 수 있습니다. (물을 줄 수 없다는 뜻입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는 녹지대에도 물을 주지 말라는 것입니다. 

 

칠레 프로비덴시아가 물청소 금지령을 발동하면서 공개한 포스터입니다. 

 

스페인어로 <Cuida el agua>라고 크게 적혀 있네요. 한국어로 번역하면 <물을 돌보자>라는 뜻인데요. 수자원을 아끼자, 즉 물을 아껴쓰자는 의미입니다.

 

사실 칠레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선 물을 펑펑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원이 풍부해 물 걱정을 크게 하지 않는 나라들이니까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가뭄입니다. 

 

칠레입니다. 가뭄 때문에 땅이 쩍쩍 갈라졌죠. 

 

칠레의 가뭄은 정말 심각하다고 합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13일 "과거 우리는 물 걱정 없는 칠레에 살았고, 물을 보호하지 않았지만 이제 물이 넉넉한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칠레 농무부는 비상이 걸려 장관이 전국 농지를 순회하고 있는데요. 그는 "칠레 역사상 최악의 가뭄이 기록된 1968년보다 더욱 혹독한 가뭄이 예상된다"고 했어요. 가뭄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라는 얘기죠. 

 

각설하고, 다시 프로비덴시아로 돌아가봅니다. 

 

길거리 물청소를 금지하면 위생은 괜찮을까요? 공중보건이 위협을 받을 슈도 있잖아요...

 

프로비덴시아는 쓰레기수거차를 이용해 화학물질을 뿌리는 식으로 길거리를 청소하고 위생관리에는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는데요. 특히 반려동물의 배설물이 있는 곳이나 누군가 무단방뇨를 한 곳은 철저히 청소하겠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좀 찜찜한 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하나! 그럼 프로비덴시아 주민들은 절대 길거리 물청소를 못하게 된 것일까요?

 

그런 건 아닙니다. 꼭 물청소를 해야 할 때가 없을 수는 없으니까요. 이럴 때 서면으로 당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하네요. 이건 뭐 공산국가도 아니고 물청소에 서면으로 허락을 받으라니...

 

흔해 보이는 물 때문에 칠레에선 지금 이런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물! 아껴야겠어요!^^

 

  

#칠레#물청소#절수#가뭄#절약#금지령#스페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