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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할머니의 죽음, 5개월간 감춘 손자... 이유는?

할머니의 죽음을 감추고 연금을 수급해온 20대 손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가족들까지 감쪽같이 속이고 할머니의 연금을 탄 손자는 뒤늦게 편지로 사실을 털어놨지만 글쎄요.. 죄를 용서 받을 수 있을까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 카세로스라는 곳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돌아가신 할머니는 올해 89살로 자택에 혼자 살고 계셨습니다. 

 

독거하는 엄마를 걱정한 자식들은 가족 중 누군가를 지정해 매일 할머니를 살펴보도록 했는데요. 가까운 곳에 살던 24살 손자는 할머니를 이래서 돌보게 됐습니다. 

 

손자는 처음엔 정말 성실했다고 합니다. 모바일 채팅방에 매일 꼬박꼬박 할머니의 근황을 올리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는 지난 8월 29일 돌연 가족들과의 연락을 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알고 보니 그는 잠시 여행을 갔었던 것인데요.

 

할머니의 사망에 괴로워하다가 잠시 여행을 떠났던 것이라고 하는군요. 그는 여행을 떠나면서 할머니의 자택 정문에 편지를 써서 붙여놓았습니다. 

 

편지에는 "할머니가 몇 개월 전 코로나에 걸려 돌아가셨어요. 어떻게 말을 드려야 할지 몰라 지금까지 숨겨왔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네요. 

 

언뜻 보면 청년에겐 잘못이 없어 보이지만 청년은 그간 고의적으로 할머니의 사망을 은폐해 왔습니다. 

 

청년은 할머니의 자식들이 뵈러 가겠다고 하면 "할머니가 코로19를 엄청 걱정하신다. 오시지 않는 게 좋겠다"고 방문을 막아왔어요.

 

그러면서 매달 꼬박꼬박 할머니의 연금을 탔습니다. 

 

가족들은 청년과 연락이 닿지 않자 결국 할머니 댁을 찾아갔는데요. 할머니의 시신은 이불을 덮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할머니의 생존을 마지막으로 확인한 건 지난 3월이라고 하는데요, 뒤늦게 청년이 털어놓은 사실을 보면 할머니는 지난 3월 말에 돌아가셨다고 해요. 

 

장장 5개월 넘게 손자가 할머니의 사망 사실을 숨겨온 것입니다. 시간이 오래돼 할머니의 시신은 이미 상당히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고 해요. 이것만으로도 손자는 할머니에게 큰 불효를 저지른 것이죠. 

 

청년은 가족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게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붙잡혔는데요. 경찰은 그를 검찰에 송치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살피기로 하 노약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점, 사망을 은폐하고 연금을 수령해 국가를 상대로 사기를 벌인 점 등이 혐의가 된다고 하네요. 

 

하지만 청년이 할머니 생전에도 제대로 할머니를 모셨는지는 의문입니다. 

 

가족들이 찾아갔을 때 할머니의 집에는 빈 맥주캔 등 쓰레기가 잔뜩 쌓여 있었다고 해요. 

 

청년은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는 진짜 깨끗하게 지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내가) 치우지 못해 쓰레기가 쌓인 것"이라고 해명했는데요. 글쎄요.. 과연 사실일까요? 

 

청년은 "아무래도 할머니가 코로나19에 걸려 돌아가신 것 같다"고 했는데요. 아무튼 청년은 "제때 병원에 모시고 가지 못한 내 잘못으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후회하고 있다고 합니다.

 

경찰조사에서 청년은 편지의 내용을 모두 사실로 인정했어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준엄한 법의 심판뿐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