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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동물의 세계

성난 꿀벌들이 공격을 하고 있어요

아르헨티나의 한 도시가 꿀벌들의 공격에 벌벌 떨고 있습니다. 

 

떼를 지어 윙윙 몰려다니는 꿀벌들이 닥치는 대로 사람과 동물을 공격하고 있는 것입니다. 급기야 한 농장에서는 말이 꿀벌들의 공격을 받고 죽기까지 했어요. 

 

하지만 당국은 귀한 몸이 된 꿀벌들을 죽이지도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살타의 지방도시 메탄이라는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요. 

 

위의 사진은 메탄 외곽 지역에 있는 한 농장에 쓰러져 죽어 있는 말입니다. 이 말을 고꾸라뜨리고 죽인 건 다름 아닌 꿀벌들이었어요. 

 

벌떼가 달려들어 마구 쏘아대자 말은 공격을 피하지도, 견디지도 못하고 그만 이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것입니다. 

 

사람들도 꿀벌들의 공격을 받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행인, 공무를 수행하던 공무원, 건설현장에 있던 트럭기사 등 상황은 각각 달랐지만 꿀벌들에게 공격을 당해 쓰러진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닙니다. 

 

외근으로 공무를 수행하던 한 청년 공무원은 꿀벌들의 공격을 받고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 갔는데요. 인공호흡기 신세까지 져야 했다고 해요. 상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었던 것이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메탄은 꿀벌떼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벌떼가 출현하면 절대 개인이 대응하려고 하지 말고 경찰이나 소방대를 불러달라고 당부도 했죠. 

 

특히 요즘 메탄에서 가장 자주 꿀벌떼가 목격되는 곳은 한 초등학교 주변이라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꿀벌들이 등하굣길에 학생들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사람과 가축을 공격하는 꿀벌들 때문에 가슴을 졸이게 된 주민들 중 일부는 "독성이 강한 약을 살포해 꿀벌들을 죽여버리면 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어떻게 보면 타당한 말이고, 이게 가장 손쉬운 해결책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메탄 당국이 그렇게 하지 못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요즘 꿀벌 실종사태라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잖아요. 꿀벌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죠. 

 

사정은 남미에서도 비슷합니다. 아르헨티나의 이웃나라 칠레만 봐도 꿀벌들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지금은 칠레 남부 지역에만 남아 있다고 해요. 

 

꿀벌들의 공격에 시달리면서도 메탄이 귀한 몸이 된 꿀벌들을 마구 죽이지 못하고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생태계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이죠. 

 

사람과 가축을 공격하는 벌들은 거의 100% 꿀벌들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메탄 당국은 양봉 전문가들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꿀벌들을 가장 잘 알고 잘 다루는 분들이 바로 양봉업자님들이기 때문이죠. 

 

메탄은 "생계를 포기하다시피 하고 도움을 주시는 양봉업자님들이 계시지만 그 수가 적다"면서 "전국의 양봉업자님들이 메탄에 도움을 손길을 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