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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동물의 세계

반려견 위해 목숨 내준 87살 할머니 이야기

아르헨티나에서 참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만 87살 되신 할머니가 맹견과 싸우다가 중상을 당한 사건인데요. 

 

의료진은 할머니의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까지 하면서 할머니를 살려보려고 애를 썼지만 할머니는 입원 이틀 만에 끝내 저세상으로 가셨습니다. 

 

이 사건이 안타까운 건 할머니가 맹견과 싸운 이유 때문인데요. 할머니는 맹견을 공격을 받는 자신의 작은 반려견을 지키려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었습니다. 

 

<핏불 테리어. 사진만 봐도 맹견의 티가 줄줄 흐르죠?>

아르헨티나 라팜파의 레알리코라는 곳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랍니다. 

 

올해 만 87살이 된 할머니 일다 그리오티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반려견을 데리고 집앞을 쓸러 나가셨다고 해요. 90을 바라보는 할머니가 자식처럼 아끼며 키우던 반려견은 할머니를 따라 나갔습니다. 할머니의 반려견은 작고 귀여운 푸들이라고 하네요. 

 

정말 평화롭고 행복한 일상이었는데 사고는 여기에서 발생했습니다. 느닷없이 어디선가 출현한 핏불 테리어가 할머니의 반려견 푸들에게 다가가더니 공격을 시작한 겁니다. 

 

핏불 테리어는 세계 5대 맹견 중에 하나라고 하죠? 공격성이 높고 힘도 좋아 공격을 당하면 위험하기 짝이 없는 견종이 바로 핏불 테리어입니다. 

 

핏불 테리어가 반려견 푸들을 공격하자 빗질을 하던 할머니는 빗자루를 들고 두 마리 개를 떼어놓으려 하셨다고 합니다. 

 

싸움을 말린 건 좋았지만 이게 화근이 되어버렸죠. 푸들을 공격하던 핏불 테리어가 방향을 돌려 할머니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할머니의 반려견은 이렇게 아담하고 귀여운 푸들이었습니다.>

87살 할머니와 맹견 핏불 테리어의 싸움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말이 싸움이지 핏불 테리어의 일방적인 공격이었죠. 목격자들에 따르면 할머니는 핏불 테리어의 공격을 받아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셨다고 합니다. 

 

"저러다 할머니 돌아가시겠다" 이런 생각이 든 주민들은 경찰을 불렀고요, 한 청년은 밧줄을 들고 할머니를 구조하러 달려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청년도 무차별적이고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고 있는 핏불 테리어에게 즉각 달라붙지는 못해 경찰이 도착한 후에야 할머니를 구조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경찰들과 청년은 밧줄을 핏불 테리어의 목에 거는 데 성공했습니다. 덕분에 가로수에 포악한 핏불 테리어를 묶어 놓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현장을 둘러보자 할머니가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어디 가셨지?" 경찰과 청년은 문이 열려 있는 할머니의 자택으로 뛰어 들어갔는데요. 여기에서 평생 잊지 못할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할머니는 부엌 바닥에 쓰려져 게셨는데요. 얼마나 피를 많이 흘리셨는지 정문 출입구부터 부엌까지 피가 낭자해 있었다고 해요. 

 

경찰은 온몸을 핏불 테리어에게 물어뜯긴 할머니를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위의 사진이 바로 할머니가 이송된 병원입니다 

 

할머니는 한쪽 다리에 너무 심한 부상을 당해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했습니다. 할머니를 직접 뵈지 않아도 당시 할머니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였는지 짐작할 수 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의료진의 이런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할머니는 입원한 지 이틀 만에 결국 숨을 거두셨습니다. 

 

할머니가 개에 물려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달려간 가족들, 이틀 동안 간절히 쾌유를 기도했을 텐데 얼마나 괴롭고 상심이 컸을까요..

 

반려견 푸들을 지켜주려다가 핏불 테리어의 공격을 받았으니 반려견을 위해 목숨을 던진 것과 마찬가지라 더욱 안타깝죠. 

 

그럼 할머니를 공격한 핏불 테리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핏불 테리어는 살처분(?) 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진행된 게 아니라 약간의 논란이 있습니다. 

 

핏불 테리어를 죽인 건 사건 당일 할머니를 구조하기 위해 밧줄을 들고 달려간 청년이었어요. 청년은 할머니가 처참한 상태로 쓰러져 있는 걸 본 뒤 속된 말로 "눈이 뒤집히더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목에 밧줄이 걸린 채 가로수에 묶여 있던 핏불 테리어를 죽였다고 하는군요. 목에 건 줄을 잡아 당겨서 말이죠. 

 

경찰은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청년을 처벌하자니 좀 그렇고.. 정당방위로 덮고 슬쩍 넘어가자니 좀 애매한 부분이 있고... 고민 중이라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