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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잔뜩 쌓은 현찰, 과연 얼마일까요?

현찰을 벽돌처럼 높이 ​쌓아놓고선 그곳에 등을 기대고 커피 한 잔 마시면 부자란 기분이 들까요?

그러려면 아무리 적어도 현찰이 이 ​정도는 있어야겠죠?

​그런데 문제는 "이 돈이 어느 나라의 것이냐" 입니다.

달러나 유로, 엔 정도라면 정말 부러울 게 없겠지만 잔뜩 쌓여 있는 이 돈들은 베네수엘라의 지폐랍니다. 볼리바르라고 불리는 녀석들이죠.

​얼마 전 브라질 경찰이 마약카르텔로부터 압수한 돈입니다. 익명의 제보를 받고 파벨라 근처의 자동차를 수색하면서 발견한 것인데요. 이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답니다.

아무튼 귀중한(?) 현찰은 모두 경찰이 모셔올(?) 수 있었는데요.

​세어 보니 모두 400만 볼리바르였습니다.

사건은 언론에 보도가 됐는데요. 웃지 못할 해프닝은 여기에서 벌어졌습니다.

​베네수엘라의 환율 종류가 너무 많다 보니 발견된 현찰의 가치가 신문마다 각각 달랐던 겁니다.

브라질 언론은 ​"경찰이 압수한 돈이 1200만 헤알(브라질 화폐단위)에 이른다"고 보도했는데요. 이 보도대로라면 약 4억3700만원에 달하는 거액입니다.

마약자금으로 추정되는 현찰 400만 달러가 나왔다고 보도한 외신도 있었습니다. 400만 달러면 우리돈으로 약 4억6000만원이 되네요.

​그런데 이게 모두 오보였다는 사실!

발견된 현찰의 실제 가치는 5만2500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저렇게 잔뜩 쌓여 있지만 우리돈으로 바꾸면 겨우... 고작... 6150만원 정도였던 것입니다.

그래도 이건 많이 쳐준 것이었어요. 공식 환율로 환산한 금액이거든요.

암달러로 환전하면 400만 볼리바르는 1만3600달러, 1560만 정도에 그칩니다. 아이폰 20개, 옵션 좀 넣은 경차 1대 값이네요, 저렇게 많은데 돈이... ㅠㅠ

 

​베네수엘라 경제가 엉망인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데요. 베네수엘라가 외환시장을 규제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03년부터였습니다.

환율을 꽉 잡기 위해서였는데 시장을 비틀어버리니 가치가 왜곡될 수밖에요.

지금 베네수엘라엔 공식 환율만도 2종류입니다. 일반 환율이 있는가 하면 의약품이나 식품을 수입할 때만 적용되는 특별 환율이 있는데요.

일반 환율은 1달러에 700볼리바르인데 특별 환율은​ 10볼리바르라고 합니다. 무려 70배!

암달러는 1달러에 4000볼리​바르를 넘은 지 오래랍니다. 특별 환율과 비교하면 차이는 400배에 이른답니다.

베네수엘라 경제가 엉망진창이라는 사실, 딱 감이 잡히시죠?

베네수엘라 화폐의 가치가 ​워낙 떨어지다 보니까 언젠가 이런 일도 있었죠. 뜨거운 만두를 잡는 데 지폐가 사용됐다는...

오늘은 환율이라는 스페인어 단어를 보기로 해요.

환율은 스페인어로 ​그냥 cambio라고 하시면 되는데요. 사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tasa de cambio가 맞습니다. 여기에서 tasa는 ~율 할 때 율을 의미하는 스페인어 단어에요.

스페인어 공부하시는 분들 모두 홧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