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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우루과이 대통령은 고물 자동차를 좋아해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신임 대통령이 취임한 지 꼭 1주일이 됐습니다. 15년 만에 정권교체라 그의 취임은 관심을 끌었는데요. 

 

정치적 의미 못지 않게  관심을 끈 건 그가 취임식 퍼레이드에서 탄 자동차였습니다. 그를 태우고 취임기념 퍼레이드에 등장한 자동차는 1937년식 포드 V8였습니다. 

 

무려 83년! 된 자동차입니다^^ 

 

언뜻봐도 엄청나게 늙은(?) 자동차가 맞죠? 금 더 가까이 볼까요? 

 

우루과이 신임 대통령은 낡은 고물 자동차를 타고 의회당에서 취임식이 열린 독립광장까지 퍼레이드를 벌였는데요. 그는 왜 이런 고물 자동차에 올라탄 것일까요? 

 

여기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퍼레이드에서 그를 태운 포드 V8는 그의 증조할아버지가 타던 자동차였습니다. 

 

포우 대통령은 유력한 정치가문 출신입니다. 

 

그의 증조할아버지 루이스 알베르토는 대권에도 여러 번 도전한 유력 정치인이었는데요.  1955~1959년 연정에도 참여했지만 결국 대권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1937년식 포드 V8은 증조할아버지가 1930년대 후반 언젠가 구입해 타던 자동차였습니다. 

 

대권의 꿈을 대신 이룬 건 그의 손자, 그러니까 이번에 취임한 포우 대통령의 아버지 루이스 알베르토 라카예였습니다. 

 

루이스 알베르토 라카예는 1990~1995년 대통령으로 재임했는데요. 

 

자동차클럽 박물관에 보관돼 있던 포드 V8이 화려하게 길거리에 복귀한 건 그의 취임식에서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이 타던 자동차를 타고 퍼레이드를 벌였습니다. 

 

15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며서 아버지에 이어 대통령에 오른 포우 대통령은 아버지처럼 증조할아버지의 자동차를 타고 퍼레이드를 한 것입니다. 

 

포우 대통령이 증조할아버지의 자동차를 타기로 하자 우루과이는 정비에 분주했습니다. 

 

퍼레이드 중간에 자동차가 멈춰서면 곤란하니까요. 물론 열심히 닦고 광도 냈습니다. 자동차 내부도 깨끗하게 청소했구요. 

 





그래도 혹시 몰라 우루과이는 예비자동차까지 준비했는데요. 다행히 늙은 몸을 이끌고 길거리에 나선 1937년식 포드 V8은 아무 말썽 없이 취임식 퍼레이드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런데 문득 돌이켜 보면 우루과이 대통령들의 고물 자동차 사랑은 남다른 것 같습니다. 

 

이번에 퇴임한 타바레스 바스케스 대통령은 고물 트럭을 타고 퍼레이드를 했구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널리 알려졌던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의 애마는 1987년식 비틀이었습니다. 

 

바로 이 자동차죠. 

 



무히카 대통령,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자동차가 워낙 유명해지자 누군가 100만 달러(약 12억)를 주겠다면서 차를 팔라고 했지만 무히카 대통령은 거부했었죠. 

 

무히카 대통령의 자동차 가격은 2010년 시세로 1800달러, 지금의 환율로 215만 원 정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