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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아르헨티나, 코로나19에 무너지다

한때 남미의 방역 모범국으로 꼽힌 아르헨티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일간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섰는데 당장은 이런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풀린 게 가장 큰 원인인 것 같은데요. 경계심을 푸는 데 앞장선 대머리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의 책임이 큰 것 같습니다. 

 

<한 여성이 "(방역을 위해) 집에 있으라"고 적힌 포스터 앞을 지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3월 20일부터 코로나19 봉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덜 심각한 곳은 이제 봉쇄가 풀렸지만 상황이 심각한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수도권에선 여전히 봉쇄가 시행 중이죠. 

 

초기에 봉쇄를 주도한 아르헨티나 연방정부는 비교적 대응을 잘했습니다. 

 

<초기 아르헨티나는 비교적 봉쇄를 잘 지켰습니다. 국민들이 적극 협조해 거리가 한산했죠.>

 

비필수 업종에 대해선 활동금지령을 내렸고, 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해 각종 복지수당을 받고 있는 하위계층, 납세액이 적은 영세사업자게엔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어요. 

 

연말까지 월세가 밀려도 명도소송을 하지 못하도록 했고, 전기, 수도, 가스, 인터넷, 케이블방송은 요금이 밀려도 당분간은 서비스를 차단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필수업종 종사자. 의료종사자, 공무원 등에겐 통행증을 발급받아 다니도록 했어요. 

 

<경찰이 시내버스에서 통행증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력하게 코로나19에 대응하자 미국의 시사잡지 타임은 세계에서 코로나19에 가장 잘 대응하고 있는 6개국을 꼽으면서 중남미에선 유일하게 아르헨티나를 포함시켰습니다. 

 

하지만 이게 무너지고 말았는데요. 

 

지방마다 코로나19 상황이 다른 점을 감안해 연방정부가 각 지방정부와 자치단체에 자율권을 준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속된 말로 꼴통짓을 시작한 오라시오 로드리게스 라레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입니다.>

 

"다들 알아서 잘 하겠지..." 이런 생각에 자율권을 준 것인데 대머리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은 이때부터 일탈 행동을 합니다. 

 

"나와서 조깅해~ 달리기 할 때는 마스크 쓰지 않아도 돼" "아이들 데리고 외출해. 아이들도 바깥바람 쐬야지~" 

 

"가게 문 열고 장사들 해~ 경제부터 살려야지. 우리도 공공사업 공사할게"  이런 식으로 말이죠. 

 

<코로나19 경각심이 풀리자 거리엔 이렇게 조깅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이 이렇게 봉쇄를 완화하자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은 한순간에 무너져내렸습니다. 

 

길거리엔 인파로 가득차기 시작했고, 떼 지어서 조깅을 하는 사람들도 쉽게 목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도 넘쳐났고요.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3000명, 6000명, 8000명으로 늘어나더니 결국 최근엔 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코로나19 확진자 그래프입니다.>

 

그런데도 대머리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은 봉쇄를 더 풀지 못해 안달입니다. 이 시국에 뭐가 급하다고 최근엔 자전거 전용도로 공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네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만 하루 1200~1500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 "확진자 수가 안정적"이라는 궤변만 늘어놓으면서 말입니다. 

 

<오른쪽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입니다. 이렇게 설득을 해도 대머리 꼴통은 고집을 꺽지 않습니다. >

 

아르헨티나에선 거의 매주 연방정부와 부에노스아이레스가 봉쇄 연장을 놓고 회의를 여는데요. 

 

여기에선 매번 마찰음이 일고 있습니다. 연방정부와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정부는 봉쇄 완화에 반대하는데 대머리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은 봉쇄를 더 완화하겠다고 하니 갈등이 빚어지는 것이죠. 

 

위기상황에선 지도자가 제대로 판단을 해야 하는데 대머리 시장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마지막 통계를 보면 27일 아르헨티나에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만104명, 사망자 211명이 발생했습니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1220명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누계를 보면 아르헨티나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7일 현재 38만292명, 사망자는 8050명입니다. 아르헨티나 수도권의 코로나 봉쇄, 더 푸는 게 맞나요? 

 

<아르헨티나의 사망자 그래프입니다. 죽는 사람들이 엄청 늘어나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