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가장 길게 코로나 봉쇄를 이어온 국가 중 하나입니다.
콜롬비아가 코로나19 봉쇄를 발령한 게 지난 3월 25일이니까 이제 8월 말이면 장장 5개월 넘게 봉쇄를 이어온 게 됩니다.
그런 콜롬비아가 결국은 코로나19 봉쇄를 풀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봉쇄로 누적된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고 이런 결정을 내린 건데요. 여전히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어 걱정이네요.
콜롬비아 정부는 9월 1일부터 전국적으로 발령한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합니다.
봉쇄가 해제되면 일단 이동제한이 풀리고요, 가게의 영업도 대부분의 경우엔 자유로워집니다.
이반 두케 대통령은 최근 TV 대통령프로그램인 '예방과 행동'을 통해 코로나 봉쇄 해제를 공식화했는데요. "봉쇄가 해제되면 각종 제한조치가 대부분 풀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달라지는 명칭을 보면 해제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난 5개월간 콜롬비아가 시행한 봉쇄의 공식 명칭은 <예방을 위한 의무 격리>였습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국민들은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는 뜻이죠.
하지만 9월부터는 명칭이 <선별적 격리, 사회적 거리 두기, 개인 책임>으로 바뀝니다.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역시 이동제한 해제인데요.
지금까진 의무적 자가격리가 원칙이었지만 9월부터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자 또는 감염이 의심되는 유증상자로 의무격리의 대상이 바뀝니다.
증상이 없다면 누구나 자유롭게 외출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간 콜롬비아는 특히 고위험군에 대한 외출을 금지하다시피 했는데요.
9월부터 이런 제약도 풀립니다. 70세 이상의 어르신이나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도 얼마든지 마음껏 외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하지만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콜롬비아에선 여전히 매일 1만 명 안팎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롬비아가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하기로 한 건 누적된 피로감이 너무 큰 데다 반대여론이 높아진 때문입니다.
콜롬비아에선 그간 코로나19 봉쇄를 이제 그만 풀자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초토화된 자영업자들은 피켓시위를 벌이며 코로나19 봉쇄를 풀어 달라고 했죠.
결국 콜롬비아 정부는 이런 요구를 하나둘 들어주게 됐는데요. 이러다 보니 봉쇄는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습니다.
분명 코로나19 봉쇄가 시행 중인데 예외적으로 정상적 활동이 허용된 부문이 무려 46개에 달하게 된 것입니다.
봉쇄엔 구멍이 숭숭 뚫렸고, 감염증 확산 방지라는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어지게 됐죠. 콜롬비아 정부는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봉새를 풀기로 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중에선 여전히 경계를 풀지 않겠다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수도 보고타는 코로나19 봉쇄가 풀려도 지금의 외출 홀짝제는 유지하겠다고 했는데요. 외출 홀짝제는 주민번호 끝자리에 따라 격일로 외출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지금 당장 이런 제한을 풀어버리면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를 그대로 드러낸 셈입니다.
두케 대통령은 지방자치단체에 봉쇄 해제와 관련해 자율적 결정권을 주겠다고 했는데요.
일단 9월 1달간 코로나19의 동향을 살펴본 후 후속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습니다.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다시 전국적인 의무봉쇄를 발령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콜롬비아가 코로나19 사태를 잘 극복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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