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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대통령에게 손가락 욕설, 화제의 욕쟁이 할머니

대통령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고 일약 전국적인 스타가 된 아르헨티나 할머니가 화제입니다. 

 

할머니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정부의 대응에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대통령에게 손가락 욕을 한 것일 뿐 미워서 그런 건 아니었다고 해명하셨는데요. 

 

어쨌든 할머니는 전국구 스타가 돼 가는 곳마다 사인공세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의 사건은 아르헨티나 수도권 부에노스아이레스주의 산마르틴이라는 곳에서 지난달 18일 발생했습니다. 

 

여기에서 가방 등 가죽제품을 파는 가제를 운영하는 할머니는 이날 "대통령이 가게 앞을 지나갈 것"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자동차로 이동할 예정인데 경로가 이 길이라는 얘기를 들은 것입니다. 

 

"아 그럐? 잘됐네" 할머니는 이렇게 말하며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지난다는 길에서 대통령을 기다렸습니다. 아주 작정하고 욕을 해주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었죠. 

 

그리고 잠시 후 정말 대통령이 나타났습니다. 경호차량이 몇 대 지나가더니 대통령이 밴을 타고 뒤따라 등장한 것입니다. 

 

할머니는 대통령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자동차가 지나가는 내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운 손을 흔들면서 말이죠. 

 

그런 할머니에게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몸조심하세요. 사랑합니다"라고 크게 소리치며 인사를 했다네요. 

 

자신에게 욕을 하는 할머니에게 대통령이 넉살 좋게 "사랑해요"라고 인사하자 할머니는 "나도 사랑합니다"라고 맞받아주었다고 해요. 

 

이런 걸 두고 그 대통령에 그 국민... 이라고 해야 하나요? 

 

아무튼 사건은 이렇게 끝났는데요. 이 상황을 카메라에 담은 딸이 영상을 SNS에 올리면서 할머니는 단숨에 전국구 스타가 되고 말았습니다. 

 

가는 곳마다 "같이 사진 찍어요" "사인 해주세요"라며 팬(?)들이 달라붙기 시작한 것입니다. 

 

할머니는 "그만큼 정부에 욕을 하고 싶은 사람이 많았다는 뜻이겠죠"라면서도 사회가 너무 분노하고 있는 것 같아 겁이 나기도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왜 그렇게 정부에 화가 난 것일까요? 

 

할머니의 사정을 알고 보니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답니다. 

 

할머니의 남편은 은퇴한 경찰이었는데요. 지난해 9월 코로나19에 걸려 세상을 뜨셨다고 합니다. 

 

갑자기 혀가 검붉어지면서 몸 상태가 안 좋아져서 병원에 데려갔는데 코로나19에 걸렸다고 하더래요. 그리고 열흘 만에 남편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아 산소마스크를 쓰고 들어가는 남편을 본 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이유로 장례도 제대로 치러드리지 못했다"고 했어요. 

 

남편을 잃은 것도 억울한데 할머니는 국가에 빚쟁이 신세까지 되셨다고 합니다. 

 

할머니에겐 자녀가 셋인데요, 경찰인 남편의 박봉으론 자녀를 키우기 힘들어 일찌감치 자영업자로 나서 장사를 해오셨습니다. 가방 등 가죽제품을 파는 가게였는데요. 

 

코로나19로 통제와 봉쇄가 심해지면서 지난해부터 심각한 경영상 위기에 봉착하게 되셨다고 해요. 

 

할머니는 매출이 뚝뚝 떨어지면서 결국 난생 처음으로 세금까지 밀리게 됐다는데요.  아르헨티나 세무서는 얼마 전 할머니에게 독촉장을 보냈다고 해요. 

 

이 와중에 "밀린 세금 빨리 내라"라고 세무서가 독촉하니 화가 날 만도 하죠. 

 

결국 이렇게 정부에 잔뜩 화가 난 할머니는 길에 서서 대통령에게 손가락 욕을 날린 것입니다. 

 

어떤가요? 이 정도면 할머니의 손가락 욕설, 충분히 이유 있는 욕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