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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폭우로 쑥대밭 된 브라질 페트로폴리스

폭우로 발생한 재난으로 브라질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11명으로 시작한 사망자 집계는 35명, 44명, 71명 등으로 시간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는데요, 이러다가 세 자릿수로 늘어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전쟁터처럼 변한 현장에는 아직 실종자가 많아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해요. 

 

폭우가 내려 아비규환처럼 변한 곳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州)의 페트로폴리스라는 곳입니다. 

 

산악지대에 있는 인구 30만의 이 도시는 평지에 있는 리우데자네이루의 다른 도시들보다 날씨가 선선한 편입니다. 

 

그래서 관광지로 인기가 있다고 해요. 

 

페트로폴리스에 비가 내린 건 지난 15일 오후부터였는데요. 

 

저녁까지 불과 6시간 동안 자그마치 259mm 비가 내렸습니다. 페트로폴리스 1개월 강우량에 맞먹는 어마어마한 물폭탄이 떨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폭우는 재해로 이어졌습니다. 곳곳에서 침수와 산사태가 일어난 것이죠. 

 

페트로폴리스 소방당국에 따르면 보고된 산사태만 189건에 달한다고 하니 엄청난 피해가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 클라우디오 카스트로는 "거의 전쟁터 같다"고 했는데요.

 

흙이 쏟아져 내리고, 전봇대에 걸려 있는 자동차와 전복된 차량이 곳곳에 널려 있는 걸 보면 절대 과장된 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직은 잠정 집계지만 파손된 가옥은 80여 채에 달하고요. 

 

페트로폴리스 당국이 학교 등지에 설치한 임시수용소에는 주민 300여 명이 대피한 상태입니다.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었다며 망연자실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인 엔리케 페레이라는 물이 차오르면서 한순간에 모든 걸 잃고 대피한 주민입니다. 

 

그는 "순식간에 허리춤까지 몰이 차오르더라"라면서 "너무 빨리 물이 불어나 아무 것도 건지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형편이 어려웠는데 폭우와 침수, 산사태로 모든 걸 잃어버렸다"며 눈물을 지었습니다.

 

현장에선 현재 구조작업이 전개되고 있는데요. 소방당국은 물론 민방대, 군까지 동원돼 실종자를 수색하고 구조하고 있습니다. 

 

10여 대의 헬기와 보트, 4륜 구동차 등 가용 자원이 총동원되고 있다고 해요. 

 

일부 주민들은 자신도 피해자면서 구조에 참가해 힘을 보태고 있다네요. 

 

TV만 들고 구사일생 집을 빠져나왔다는 청년 웬데르 로렌소(24)도 그런 경우였는데요. 

 

청년은 임시수용소에 갔다가 곧바로 소방대를 도와 구조활동에 참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청년은 "흙에 파묻혀 있던 한 여자어린이를 발견해 구해냈다"면서 심신이 힘들지만 그래도 구조에 합류하길 잘했다고 했어요. 

 

사망자가 계속 불어나자 페트로폴리스 3일간 애도기간을 선포했는데요. 

 

페트로폴리스로선 2011년의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2011년 리우데자네이루 산악지대에선 잇단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 9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거든요. 정말 최악의 재해였다고 하죠.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재해가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데 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선 지난해 12월부터 폭우가 잦아져 산사태 등의 사태가 꼬리를 물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잦은 폭우의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자연재해가 반복적으로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합니다. 

 

화난 지구가 물과 흙을 이용해 내리고 있는 재앙. 자연 앞에 한없이 무력하기만 한 인간의 한계를 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