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사망 10년 만에 미라로 발견된 칠레 할머니

늙은 엄마가 돌아가신 사실을 감쪽같이 숨기고 엄마 이름으로 나오는 국가에서 나오는 연금을 타먹은 여자가 쇠고랑을 찼습니다. 

 

여자는 장장 10년 동안 노모가 돌아가신 사실을 숨겼다고 하니 정말 불효도 이런 불효가 없네요. 

 

이 사건은 칠레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두 번이나 칠레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처음으로 칠레 사회에 충격을 준 건 지난해 7월이었습니다. 

 

마울레 지방 쿠리코라는 곳에서 91살 노인이 미라가 된 상태로 발견된 것이었습니다. 

 

경찰은 노인의 손자로부터 "할머니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 무사하신지 확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청년이 알려준 주소지로 출동했는데 끔찍하게도 미라를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이 분이 사망 10년 만에 미라로 발견된 91살 할머니이십니다.>

칠레 경찰은 노인이 언제 사망한 것인지, 어떻게 사망한 것인지 밝혀내기 위해 과학수사를 진행했는데요. 

 

노인이 사망한 시점은 2011년으로 추정됐습니다. 그러니까 할머니는 돌아가신 지 10년 만에야 그 사망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것입니다.

 

당시 할머니가 사시던 주택은 완전히 밀폐된 상태였다고 해요. 문은 물론 창문도 열린 곳이 바깥 공기는 집으로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경찰은 사건을 수사하면서 사망한 할머니의 큰딸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큰딸은 자신이 어머니를 돌보고 있다고 하면서 다른 가족이나 친척의 접근을 차단했다고 해요. 

 

큰딸은 "몸이 아프고 개인적인 문제도 생겨 자주 찾아뵙지는 못했지만 어머니의 사망과 나는 무관하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큰딸은 결국 엉뚱한 곳에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긴 건 적어도 2011년으로 추정되는데 그 이후에도 누군가 매월 꼬박꼬박 할머니 앞으로 나온 연금을 받아간 것이었습니다. 

 

경찰은 큰딸을 의심했고, 압수수색영장을 받아 큰딸의 집을 수색했는데요, 여기에서 결정적인 증거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큰딸이 엄마의 연금을 받을 때 사용한 위조신분증 등이 나온 겁니다. 

 

큰딸은 2013년부터 최소한 7년간 노모에게 나온 연금을 위조신분증을 사용해 수령했는데요. 

 

딸이 받은 연금은 2600만 페소, 원화로 약 43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큰돈이 아닐 수도 있는데요, 칠레 현지 사정을 감안하면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칠레의 최저임금 2022년 현재 35만 페소거든요. 칠레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75개월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모아야 손에 쥘 수 있는 돈을 큰딸이 가로챈 것입니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큰딸은 종적을 감췄다가 결국 붙잡혔는데요. 

 

칠레 경찰은 현지시간으로 6일 큰딸을 체포했고, 검찰은 8일 그를 기소했습니다. 

 

그런데 이 범행을 볼 때... 큰딸은 정말 노모의 사망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일까요? 일단 과학수사에서 할머니 미라에 타살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칠레 경찰은 여전히 큰딸에 대한 의심을 풀지 않고 있다고 해요. 

 

적극적인 살인은 없었지 모르지만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방치에 죽음에 이르게 했을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는 겁니다. 

 

물질만능 세상이 된 건 분명한데 아무리 그래도 자신을 낳아준 엄마를 어떻게... 사람들이 악해도 너무 악해진 것 같아 정말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