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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14개월 연속 코로나 확진자 없는 칠레의 섬

남미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합니다. 

 

한때 백신 접종의 속도전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칠레에서도 매일 적지 않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죠. 

 

그런 칠레에서 14개월 연속 코로나19 확진자 제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칠레 본토에서 3700km 떨어진 섬 라파 누이가 바로 그곳인데요. 

 

칠레의 유명 관광지이기도 한 라파 누이 섬에서는 지난해 3월 이후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1명도 나오지 않고 있어요. 

 

코로나19로 초토화된 남미에서 코로나 청정지역의 지위를 이렇게 장기간 유지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요? 

 

비행기를 타고 장장 6시간을 비행해야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라파 누이 섬은 관광지로 워낙 인기 있는 곳이었습니다. 

 

덕분에 라파 누이 섬은 관광산업으로 먹고 살 수 있었죠.  

 

코로나19 사태 전 취항하는 항공편이 1주일에 16편, 관광객이 평균 매주 5800여 명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라파 누이 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나온 건 지난해 3월이었어요. 4명 확진자가 나오더니 추가로 1명이 또 나와 5명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섬에 병원은 딱 1개, 산소호흡기는 3개뿐이었는데요.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섬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섬이 신속하게 공항 폐쇄라는 어려운 결단을 내린 건 이런 환경 탓이었습니다. 

 

라파 누이 섬에 있어 공항 폐쇄는 그야말로 생사가 달린 문제였습니다. 경제가 100% 관광에 의존하고 있으니 결코 과언이 아니었죠. 

 

그래도 섬은 주민들의 협력을 구해 공항 폐쇄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섬의 인구는 고작 8000명 정도였는데요, 주민들은 행정 당국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을 지지하고 협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섬은 시의 캠페인을 등에 업고 1가구 1텃밭 가꾸기 운동을 시작했어요. 고립된 섬의 먹을거리를 자급자족으로 해결하자는 취지였다죠.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주민 1800여 명은 실업자 신세가 됐는데요. 시는 공원관리, 환경관리 등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실업자가 된 주민들을 도왔습니다. 

 

이렇게 민관이 힘을 합친 결과 14개월 연속 코로나19 확진자 제로라는 기적을 일궈내게 된 것입니다. 

 

칠레는 올해 2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요. 

 

라파 누이 섬은 지금까지 주민 40%에게 최소한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했다고 합니다.

 

섬은 백신 접종률이 100%가 되면 단계적으로 관광산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민관이 하나가 되면 이렇게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 같아 감동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