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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노출 논란에 휘말린 유치원 학부모

여름에 남미를 여행하신 분이라면 누구나 금방 느끼실 일이지만 남미는 노출에 관대한 편입니다.

 

웬만한 노출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 게 남미의 문화죠. 

 

그런 남미에서 오늘 포스팅에서 소개해드릴 사건이 발생했다는 게 약간은 신박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네요.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학부모의 뒷모습 사진입니다. 등은 완전히 노출돼 있고 하의도 반바지를 입고 있긴 하지만 엄청 짧아 보이죠? 

 

볼리비아 산타크루스의 한 유치원에서 최근에 찍은 사진인데요. 여자의 아들이 이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고 해요. 

 

여자는 수업이 끝날 시간에 맞춰 유치원으로 아들을 데리러 온 것이었고요. 

 

문제의 사진을 찍은 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던 또 다른 학부모였는데요. 

 

그는 "많은 아이들이 교육을 받는 곳에 이런 옷을 입고 오는 게 과연 잘하는 짓이냐"면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노출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얘기였죠. 

 

그러면서 그 학부모는 "이 여자가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유치원에 오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유치원 측에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사진이 SNS에 공유되면서 볼리비아에선 거센 논란이 일었는데요. 급기야 현지 언론의 취재까지 시작됐습니다. 

 

알고 보니 민망한(?) 옷차림의 주인공은 피트니스를 즐기는 현역 모델 바네사 메디나라는 여자였습니다. 

 

메디나는 <미스 볼리비아 피트니스>로 뽑혀 상을 받은 적도 있는, 자타가 공인하는 운동광이라고 하네요. 

 

메디나는 아들을 유치원에 등원시키고는 운동을 하는데요. 

 

유치원 수업이 끝날 때쯤이면 운동을 하다 곧바로 아들을 데리러 간다고 해요. 피트니스복 차림으로 말이죠. 

 

논란의 옷차림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던 셈입니다. 

 

아무튼 논란은 상당했는데요. 

 

사진을 찍어 공유한 학부모는 "유치원이 아니라 다른 곳이라면 어떤 옷을 입든 개인의 자유겠지만 어린아이들이 있는 교유시설은 사정이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엄마는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네요. 

 

이런 지적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유치원을 다른 곳으로 바꾸고 싶다. 보기에도 역겹다"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못하는 철없는 학부모로구나" "길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상식의 문제다" 등 부정적인 의견을 낸 네티즌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반론도 상당했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일로 왜 논란을 만들까?" "몸매에 질투라도 나시나요? 제발 좀 참아주시길" 등등 말이죠. 

 

그럼 정작 장본인인 사진의 주인공 메디나는 어떤 입장이었을까? 

 

메디나는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는데, 일과 양육에 열심을 내고 있을 뿐인데 태클을 거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논란이 생긴 뒤 그래도 많은 분들이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셨다"며 "무슨 의도로 시비를 걸었는지 모르지만 (사진을 올린) 그 분의 뜻대로 되진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네요. 

 

동일한 사건에 대한 엇갈린 시각과 주장, 세상은 정말 참 재밌는 요지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