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으로 여전히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부유세를 걷는 데 찬성한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마라도나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부유세에 대한 법이 제정되길 신에게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손꼽히는 부자인 마라도나가 세금을 낼 테니 제발 세금을 좀 걷어달라고 한 것이죠. 마라도나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한 것일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5개월 넘게 코로나 봉쇄를 유지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선 최근 부유세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르헨티나 정부와 여당은 작정하고 부유세 신설을 추진하고 있어요. 이미 법안도 발의됐고요.
아르헨티나는 코로나 봉쇄를 시작한 3월부터 지금까지 취약계층에 4번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는데요. 이렇게 지출이 늘어나면서 재정 압박이 커지자 부유세 카드를 꺼내든 것입니다.
부유세는 올해 딱 1번만 걷겠다는 게 정부와 여당의 입장인데요.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금 신설로 보지 말고 일종의 의무기부처럼 봐달라는 게 정부여당 측의 설명입니다.
그래서 법안을 보면 공식 명칭도 <부유세>가 아니라 <협력기여금>이라고 정해졌어요.
법이 제정되면 재산이 2억 페소(약 32억) 이상인 부자들은 협력기여금(세금이죠, 부유세)을 내야 합니다. 세율은 재산 규모에 따라 2~3.5%가 될 전망이라네요.
부유세에 대한 법이 제정되면 마라도나는 1호 과세 대상 중 하나입니다. 마라도나의 정확한 재산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재산은 상상을 초월할 겁니다.
그런 마라도나는 왜 부유세에 찬성한 것일까요?
이건 마라도나의 성장과정과 관계가 있습니다. 마라도나는 인스타그램에 글과 함께 낡은 1장의 사진을 올렸습니다. 바로 이 사진이에요.
마라도나는 빈민촌에서 태어났습니다. 흙바닥에서 공을 차면서 자라 월드스타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죠.
사진은 청소년 시절 가족과 함께 살던 집 앞에서 찍은 것인데요. 마라도나는 "지금 같은 위기상황에선 가진 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글을 사진에 달았습니다.
마라도나는 사진에 "나도 한때는 이렇게 어려웠어요.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는 메시지가 담긴 사진인 셈입니다. 마라도나가 올린 이 사진엔 벌써 40만에 육박하는 '좋아요', 70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네요.
마라도나는 현재 클럽 힘나시아 라플라타의 감독을 맡고 있는데요. 마라도나는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일 힘나시아 라플라타의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간 마라도나는 5개월 넘게 공개활동을 자제해왔습니다. 코로나19 봉쇄가 발령된 후 두문불출해온 셈이죠.
여기에는 이유가 있어요. 마라도나는 1960년생으로 이제 환갑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만 59세니까요. 고령(?)인 마라도나는 수술경력도 많아 아르헨티나 보건부 기준으로 코로나19 고위험군입니다. 그간 외부활동을 자제해온 이유죠.
코로나 봉쇄가 완화되면서 이제 슬슬 몸을 풀기 시작한 것인데요.
마라도나는 그러나 당분간 매일 훈련장을 찾진 않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주 2~3회 정도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부유세와 관련해 간만에 품격(?)있는 말을 한 영원한 철부지 마라도나, 성격을 불같지만 속은 좋은 사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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