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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장의사 1곳뿐인데.. 코로나로 애타는 카리브 섬

카리브에 있는 아름다운 섬이 애타게 염사를 찾고 있습니다. 염사? 네~ 맞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콜롬비아 관광지 산안드레스 섬이 바로 그곳인데요. 장례를 치르지 못해 난리가 나면서 염사 구인에 나선 것입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장례 때문에 난리가 난 카리브의 섬 산안드레스 이야기입니다.

 

산안드레스는 인구 7만5000명(추산) 정도의 작은 섬입니다. 주요 산업은 관광이고요. 

 

작은 섬이기 때문에 장의사는 딱 1곳뿐입니다. 주민이 사망하면 여기에서 염을 하고 장례를 치른 뒤 묘지로 가게 되죠. 

 

문제는 장의사가 개점휴업이 되면서 벌어졌습니다. 장의사에서 염을 하는 사람은 여주인과 아들, 직원 1명 등 모두 3명뿐인데요. 여주인과 아들이 그만 코로나19에 걸린 것입니다. 

 

<SAI는 산안드레스 섬의 약자입니다.>

여주인은 상태가 위중해 앰뷸런스 헬기에 실려 콜롬비아 본토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고요. 아들은 섬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남은 건 직원뿐인데 혼자서 염을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죠. 그래서 장의사는 사실상 개점휴업 중입니다. 

 

염을 하려고 대기하고 있는 시신이 7구에 달한다고 하네요. 

 

문제는 산안드레스에서 코로나19의 재유행이 우려된다는 것입니다. 

 

산안드레스 섬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비교적 <코로나19 안전지대>이었습니다. 지난달까지 섬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115명이 전부였거든요. 

 

그런데 9월 들어 확진자는 폭증하기 시작했습니다. 9월 상순에만 200명 가까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누적 확진자는 293명으로 갑자기 불어난 것입니다. 

 

다급해진 섬 당국은 급기야 외부에서 염 전문가를 모시기로 했는데요. 

 

구인을 했지만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네요. 그렇죠… 코로나19 정국에 저런 섬에 들어가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을 염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죠. 

 

섬 관계자는 "외부에서 염 전문가를 데려오기 위해 수소문 중이지만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다"면서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시신은 처리하지 못하고 있지만 산안드레스 섬 당국은 코로나19 재유행 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일단 화장터의 화로를 1개 증설했고요, 공동묘지의 묏자리는 700개 늘렸습니다. 

 

사망자가 속출해 상온에 시신을 보관하게 되면 집단 부패의 위험이 높다라면서 시신 보관을 위한 냉동고도 새로 들여놨고요. 

 

코로나19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는 오후 5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 12시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는데요. 정말 필사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셈이네요.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이렇게 X고생을 하는데... 코로나 종주국 중국, 유감 표시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