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발동된 봉쇄(사회적 거리두기)조치에 남이 여러 국가가 극도의 피로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페루가 대표적인 경우인데요.
페루는 오늘로 코로나19 봉쇄를 시행한 정확히 6개월이 됐습니다. 반년을 코로나19 봉쇄로 잃어버린 페루... 국민적 피로감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의 일입니다. 페루 북부에 있는 모체라는 지방도시가 중앙정부의 코로나19 봉쇄를 더는 견딜 수 없다면서 반란(?)을 선언했습니다.
모체의 시장 세사르 페르난데스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패는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며 중앙정부에 반기를 든 것이죠.
페르난데스 시장은 시민들에게 "중앙정부가 내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이상 지키지 않아도 된다"며 "일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나가 일을 해도 좋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약간은 섬뜩한 공개서한을 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에게 보냈습니다.
피가 찍힌 서한! 바로 혈서입니다.
그리고 페르난데스 시장은 혈서를 쓴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모체의 공식 SNS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페르난데스 시장은 한 병원에서 채혈을 했습니다. 그리고 피를 양쪽 손바닥에 바른 후 미리 작성한 공개서한에 손바닥 도장을 찍었는데요.
서한에는 ""비스카라 대통령님, 이제 봉쇄를 그만하시죠"라고 큰 글씨로 적혀 있었습니다.
페르난데스 시장은 그러면서 "지금부터 모체는 중앙정부에 반란을 선언한다"고 했습니다.
페르난데스 시장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시와 경찰은 절대 문을 연 사업장을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코로나19 봉쇄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저런 서한까지 보냈을까 라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지극히 평범했던 일상인데...
중앙정부에 반기를 든 모체는 코로나19 사망자의 장례비를 시민들에게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봉쇄로 얼마나 도시의 경제가 어려워졌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죠.
페르난데스 시장은 "코로나19로 사망한 가족이 있다면 사망자가 모체의 시민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서류, 사인이 코로나19라는 사망확인서의 사본 등을 보내 달라"고 했는데요. 모체의 시민이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한 사실이 확인되면 장례비용을 시가 대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방역이냐 경제냐... 코로나19가 장기화면서 남미에선 이런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10위권 국가에 이름을 올린 중남미 국가가 브라질, 페루, 콜롬비아,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무려 5개에 달하고 있죠.
페루는 미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섯 번째로 많이 발생한 국가입니다. 방역이냐 경제냐... 과연 어떤 게 올바른 선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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