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판결 받은 아르헨티나 코로나19 슈퍼전파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이 발현했지만 개의치 않고 닥치는 대로 가족과 친척, 친구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바이러스를 옮긴 아르헨티나 남자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몰상식한 이 슈퍼전파자 때문에 격리 중인 사람은 90가정을 넘어섰는데요. 이런 사람이 공무원이었다고 하니 더욱 기가 막히네요. 

 

지난달 3일부터 병원에 입원해 아직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 루이스 아빌라가 바로 그 슈퍼전파자인데요. 

 

최근 비대면(온라인)으로 열린 형사재판에서 재판부는 혐의가 인정된다면서 그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검찰은 고의 범죄였다고 그를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과실로 인정해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코로나19 슈퍼전파자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진 건 아르헨티나에서 이번이 처음인데요. 

 

비록 형법에 감염병 같은 위험한 질병을 고의나 과실로 옮기는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이 있지만 판례를 뒤져봐도 실제로 유죄 판결이 나온 전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네요.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떻게 행동을 했기에 초유의 바이러스 슈퍼전파 처벌자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일까요? 

 

남자에게 목이 아프고 숨을 쉬기 곤란해지는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난 건 지난 7월이었습니다. 

 

남자는 병원을 찾아갔는데요. 의사는 코로나19일 수 있다면서 일단 자가격리를 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이런 의사의 처분을 무시하고 마구 돌아다녔습니다. 

 

이혼한 전 부인과 자식들을 만나고, 10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소고기파티, 초등학교 동창생 모임 등에도 참석했습니다. 연로한 자신의 어머니와 여러 차례 점심을 함께하기도 했고, 손녀의 출생 3개월을 축하하는 파티에도 갔다네요. 

 

닥치는 대로 사람을 만나고 돌아다니면서 남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슈퍼전파자가 됐습니다. 

 

이혼한 전 부인과 자식들이 줄줄이 코로나19에 걸렸고요, 무려 94가정이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94가정이니까 사람 수로 따지면... 아마도 수백 명이 되겠죠. 

 

남자와 밀접접촉을 가진 후 확진 판정을 받은 친구와 친척 중에는 의사 2명, 군인 2명도 포함돼 있다고 하네요. 

 

이 남자는  아르헨티나 산티아고델에스테로주(州) 모 도시의 시청 공무원이라고 하는데요.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했다니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코로나19 초기에 모범방역국이었던 아르헨티나는 성급한 봉쇄 완화로 지금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어요. 28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70만 명을 넘어섰고요, 사망자는 1만5543명에 이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