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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베네수엘라 대학교수의 월급, 이 정도입니다

대학교수라고 하면 명예와 부를 보장하는 직업이라는 게 우리들의 생각이죠. 

 

하지만 사정이 이렇지 않은 국가도 있습니다. 석유매장량 세계 1위지만 경제가 망가질 대로 망가진 베네수엘라가 바로 그런 나라인데요. 

 

베네수엘라 대학교수의 월급은 얼마나 될까요? 최근에 나온 보고서를 보니 베네수엘라 대학교수의 소득은 비참한 수준이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비정부기구 <대학 관측대(OU)>가 5일 낸 보고서의 내용인데요. 

 

베네수엘라 대학교원의 평균 소득은 61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7만4000원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나마 지난달 7달러(약 8500원)에서 771%나 껑충 오른 게 이 정도였으니 베네수엘라 대학교수의 비참한 생활고, 상상이 가시죠? 

 

<베네수엘라 지폐에 배고픔이라고 적은 시위도구 피켓입니다.>

물론 소득에 맞게 물가가 저렴하다면 절대금액이 아무리 낮아도 넉넉한 생활이 가능하겠죠. 

 

하지만 지금은 베네수엘라의 물가는 대학교수 월급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수의 민간단체가 조사한 현지 물가를 보면 베네수엘라에서 4인 가구가 기본적인 영양섭취에 필요한 식품을 구입하는 데는 매달 370달러(약 44만9000원)가 든다고 하니까 말이죠. 

 

가장이 대학교수라고 해도 기본적인 영양섭취가 가능할 정도로 식품을 구입하기엔 소득이 턱없이 부족한 것입니다. 식구들을 부양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얘기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베네수엘라 대학교수의 월급은 국가적 수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베네수엘라 인근의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베네수엘라 대학교수 월급이 얼마나 낮은 것인지 실감이 납니다.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콜롬비아 대학교원의 월급은 평균 480달러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58만3000원에 이릅니다. 페루 대학교원의 월급도 평균 675달러(약 82만원)로 베네수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죠. 

 

<프로페서(교수)에서 포브레소르가 됐다고 비꼰 피켓이네요. 포브레는 스페인어로 가난하다는 뜻입니다. >

베네수엘라 대학교원의 월급은 지난 3월에 771%나 오른 것인데 이 정도 수준이라니 더욱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지난달 베네수엘라의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했습니다. 7볼리바르(약 1940원)에서 130볼리바르(약 3만5200원)로 최저임금을 올렸으니 정말 가파른 수직 인상이었죠. 

 

하지만 대학교원 중에서는 오히려 월급이 낮아진 경우도 많다고 해요. 베네수엘라 정부가 최저임금을 인상하면서 직위에 따른 대학교수 월급체계를 뜯어고친 탓입니다. 

 

베네수엘라 대학 노사는 지난해 11월 새 월급체계에 합의했는데요. 베네수엘라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리면서 여기에 손을 댄 것입니다. 

 

그래서 원래 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3월  월급 525볼리바르(약 14만4000원)를 받기로 돼 있었던 대학강사는 325볼리바르(약 8만8000원)를 받는 데 그치게 됐다고 해요. 정교수의 월급도 855볼리바르(약 23만4000원)에서 535볼리바르(약 14만7000원)로 내려갔다네요.

 

베네수엘라 대학 교원들이 평균 월급이 771%나 올랐지만 잔뜩 불만을 품게 된 이유, 이제 이해가 가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