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대륙의 유일한 공산국가 쿠바에 LGBT, 그러니까 성소수자를 위한 호텔이 들어섭니다.
막판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라서 곧 공식 오픈이 있을 예정인데요.
19세기에 들어선 호텔을 LGBT 프렌들리 호텔로 개조해 다시 문을 여는 것이라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해지네요.
사진 속 파란 건물이 성소수자 호텔로 변신하는 텔레그라포 호텔입니다.
1888년 세워진 호텔이라고 하니 130년 역사를 가진, 그야말로 유래 깊은 호텔이라고 할 수 있겠죠.
지금 이 호텔은 51개 호텔을 소유하고 있는 쿠바의 호텔기업 가비오타가 주인인데요. 이 기업의 최대주주는 쿠바의 군부라니까 사실상 국영기업인 셈입니다.
쿠바는 스페인의 호텔기업 <악셀 호텔스>와 손잡고 텔레그라포 호텔을 게이 프렌들리, 성소수자용 호텔로 개조해 운영할 예정인데요.
200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악셀 호텔스는 스페인에서 가장 성소수자 프렌들리한 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성소수자들을 위한 특화 서비스로 장사를 잘하는 기업이란 뜻이죠.
쿠바에서 성소수자를 위한 특화 호텔은 2019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수도 아바나에 이런 호텔이 들어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호텔은 객실 63개 규모로 레스토랑, 솔라리움, 바, 라운지, 옥상 수영장 등의 시설을 갖출 것이라고 하는데요.
무엇보다 입지가 좋아 호텔이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는군요.
실제로 텔레그라포 호텔의 입지는 뛰어납니다.
수도 아바나의 센트랄파크 맞은편에 위치해 있고, 아바나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카피톨리오, 알리시아 알론소 극장 등도 지척에 있으니까요.
쿠바는 이런 점을 감안해 호텔을 오픈하면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할 예정이라고 해요.
물론 성소수자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으니 아무리 이용이 가능하다고 해도 꺼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만은 쿠바의 성소수자들로부터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말만 거창하게 성소수자들을 위한 호텔이라고 했지, 성소수자를 위해 특화된 점이 무엇이냐는 질타가 벌써부터 쏟아진다고 하네요.
한편 쿠바가 코로나19 시국에 호텔 개장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는데요.
관광에 대한 쿠바의 의존도가 워낙 높은데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어지다시피 한 데 대한 절박감의 표현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관광을 통한 쿠바의 외화벌이는 GDP의 10%에 육박하는데 더 이상 수수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다급함의 표출이라는 거죠.
사실 코로나19는 쿠바의 관광산업에 직격탄이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쿠바 정부가 예상했던 2020년 외국인관광객 수는 450만 명이었는데요.
관광객이 발걸음이 끊기면서 지난해 쿠바의 관광산업은 자그마치 75%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해요.
코로나19로 한때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던 쿠바는 지난여름 북동부 작은 섬들에 한해 외국인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했습니다.
이어 바라데로 해변을 외국인관광객에게 재개방하는 등 서둘러 빗장을 풀기 시작했죠.
그랬더니 캐나다와 러시아 등지로부터 쿠바를 찾는 관광객은 다시 늘기 시작했다는군요. 쿠바로선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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