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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땅 빼앗기고 눈물 짓는 브라질 원주민들

브라질 아마존 원주민들이 속절없이 땅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개발을 이유로 국가가 인정한 원주민 소유의 땅을 불법으로 점유하는 외지인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원주민들을 보호해야 할 국가는 손을 놓고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브라질 가톨릭 산하의 원주민보호단체 <미시온원주민위원회>는 최근 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브라질 원주민에 대한 <인베이션>(침략)과 관련된 보고서였는데요.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브라질 원주민에 대한 침략은 무려 256건이나 발생했습니다. 이는 전임 정부 시절인 2018년 109건과 비교할 때 배 이상(134.9%) 늘어난 수치입니다.

 

브라질 원주민들이 국가로부터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침략의 위기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보고서인데요. 

 

원주민에 대한 침략은 주로 경제적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원주민의 땅이나 천연자원을 노린 침략이라는 것이죠. 

 

역시 가장 자주 발생하고 있는 사건은 땅을 노린 침략이었습니다. 

 

2019년 발생한 원주민 침략사건 256건 가운데 151건이 땅을 차지하기 위한 침략이었습니다. 

 

브라질이나 볼리비아처럼 원주민(토착민이죠)이 많은 나라에선 국가가 원주민들의 토지소유권을 인정하고 보호하고 있는데요. 국가의 보호가 사실상 허물어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원주민을 대상으로 한 침략은 브라질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27개 주(州) 가운데 23개 주에서 원주민 피해사례가 확인됐습니다.

 

미시온원주민위원회는 "북부에서 남부에 이르기까지 브라질 전역에서 원주민들이 땅을 빼앗기고 있다"며 "원주민 공동체의 피해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참사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원주민들을 향한 침략이 집중되고 있는 곳은 역시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문명사회와의 교류를 끊고 전통 생활을 이어가는 부족이나 공동체가 많은 곳이죠. 

 

브라질 서북부 아마조나스주에선 지난해 침략사건 56건이나 발생했는데요. 불법 벌목 등을 위해 원주민들을 쫓아내고 땅을 차지한 사건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벌목사업을 하는 기업인, 농장주 등이 침략자였던 것이죠. 

 

이들은 자원개발로 부를 쌓기 위해 원주민들에게 소유권이 인정된 땅을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전쟁을 벌이듯 사람을 죽이고 땅을 빼앗는 것이죠. 

 

특히 부족장이나 공동체의 리더가 살해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 정도면 당연히 국가가 나서서 원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어야 할 텐데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는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습니다. 

 

사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개발을 장려하는 입장입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아마존 원주민들에겐 단 한 치의 땅에 대한 권리도 추가로 인정해주지 않겠다"며 사실상 아마존 개발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연방정부가 이렇다 보니 원주민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원주민 보호를 위한 기관이 여럿 설치돼 있지만 지난해부터 예산이 크게 깎여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네요. 

 

땅을 빼앗기고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는 브라질 원주민들.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