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에 걸린 사람이 연애를 하면서 상대에게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죄일까요 아닐까요?
멕시코에서 이런 논란에 불이 붙었습니다.
에이즈에 걸린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리지 않고 만나다가 여자친구의 고발로 체포를 당한 것입니다.
에이즈 감염자들, 즉 HIV 보균자들의 인권운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 <자유로운 HIV 보균자>는 최근 멕시코시티 검찰청 앞에서 규탄시위를 열었습니다.
이 단체의 회원들은 사실상 전원 에이즈 감염자들인데요.
회원들은 "에이즈에 걸린 게 죄란 말이냐?"고 반문하면서 멕시코시티 검찰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이들을 화나게 한 건 최근 발생한 1건의 체포사건이었습니다.
멕시코시티 검찰은 최근 법원이 내준 체포영장을 집행해 한 남자(위의 사진)를 체포해 노르테 교도소에 수감했는데요.
여자친구를 질병 감염의 위험에 노출시켰다는 게 체포된 남자의 혐의였습니다.
사건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성은 N으로 이니셜 처리되고 후안이라는 이름만 공개된 문제의 남자에겐 여자친구가 있었는데요. 이 여자친구가 남자의 집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에이즈 치료제를 보게 된 것입니다.
남자친구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여자친구는 자신을 속여 에이즈 감염의 위험에 노출시켰다면서 남자친구를 고발했죠.
1년이 넘은 사건인데 뒤늦게 체포영장이 나오면서 검찰은 그를 체포한 것입니다.
그러자 에이즈 감염자 인권운동을 전개하는 사람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죠.
HIV 보균자 마르티네스는 "멕시코 검찰이 인권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지 이번 사건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에이즈에 걸린 게 죄냐? 이런 목소리가 드높아졌죠.
인터넷 여론도 뜨거운데요.
사귀는 사람에게 에이즈 감염 사실을 감춘 건 잘못이라는 입장과 그래도 체포는 지나쳤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다빗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한 네티즌은 "이제는 치료를 받고 있는 HIV 보균자도 감옥에 가는 세상이 되었는가. 충격적이다"라고 검찰을 비난했어요.
심지어 감염자가 치료를 받으면 에이즈를 감염시키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이건 사실인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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