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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2021년 중미 마약 보고서

중남미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라고 하면 단연 마약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약에 중독돼 피폐해진 사람들이 많은 건 물론이고, 치안불안, 심지어 마약투약 상태에서의 운전 등 각종 사회가 파생되고 있거든요. 

 

마약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통계자료가 최근에 또 발표됐는데요. 이번에는 중미국가 파나마가 낸 자료입니다. 

 

파나마 치안부에 따르면 2021년 중미 국가가 압수한 마약은 248톤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유엔이 집계한 2020년도 중미국가의 마약 압수량은 180톤이었는데요, 이와 비교하면 자그마치 38%나  증가한 것입니다. 

 

압수된 마약 물량이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셈이죠. 

 

파나마 치안부는 중미 각국의 자료를 취합해 이번 통계를 냈는데요. 

 

종류별로 보면 역시 코카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압수물량 248톤 가운데 절반을 훌쩍 넘는 200톤이 코카인이었어요. 

 

그리고 나머지 48톤은 마리화나 등이었다고 합니다. 

 

중미에서 압수된 마약이 급증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파나마는 마약루트의 변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남미의 마약카르텔들은 마약을 북미와 유럽 등지로 수출(?)하고 있는데요. 

 

중미를 거쳐 최종 목적지로 가는, 새로운 루트가 활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또 다른 중미국가 온두라스 검찰도 최근 보고서에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온두라스 검찰은 보고서에서 남미에서 중미로 올라온 마약이 북미뿐 아니라 해상물류를 통해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이탈리아, 벨기에 등지로 반출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미가 마약루트에서 허브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겁니다. 

 

때문에 남미 각국의 마약카르텔은 전쟁을 수행하듯 중미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중미로 마약을 실어나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해상 운반에는 반잠수정과 요트, 공중 운반에는 경비행기와 드론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운반되는 물량을 기준으로 보면 마약카르텔이 가장 선호하는 건 해상루트라고 합니다.  주로 반잠수정이나 쾌속정을 이용하는데 때로는 평범한 어선이 사용되기도 한다고 하네요.

 

코스타리카 치안부는 "의심을 받지 않을 평범한 어선이 마약선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는데요.

 

열심히 어망을 던져봤자 큰돈을 벌지 못하는 일부 어민들이 마약카르텔의 꼬임에 넘어간다는 게 안타까운 일이네요. 

 

한편 마약을 중미로 올려보내는 출발 국가를 보면 콜롬비아와 페루가 1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콜롬비아의 코카인 생산량은 연간 1010톤, 페루 생산량은 445톤으로 각각 세계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죠. 

 

그런데 요즘은 기술의 발달로 생산량이 더욱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콜롬비아의 경우 코카는 연중 2회 수확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지금은 농업기술의 발전으로 최대 4회까지 수확을 한다고 해요. 

 

코카인을 제조할 때 사용되는 화학 첨가물이 바뀌고 있다고 하는데요. 

 

덕분에 보다 적은 원료(코카)로 보다 많은 코카인 제조가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마약카르텔도 생산성을 높여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도 중미에서 압수되는 마약이 늘어난 이유가 될 수 있겠죠. 

 

코로나19가 대유행한 것도 2021년 중미의 마약 압수물량이 크게 늘어난 이유 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사실상 원년인 2020년 남미 각국의 마약카르텔은 활동이 바짝 위축돼 마약을 비축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2021년부터 남미 각국에서 봉쇄의 고삐가 느슨해지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하고 비축했던 물량을 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