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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브라질 현대판 노예 사건

브라질은 1888년 노예제도를 폐지했습니다. 

 

브라질은 중남미에서 가장 늦게 노예제도를 폐지한 국가지만 공식적으로 노예제도를 폐지한 지 벌써 134년이 된 것이죠. 

 

그런데 아직도 브라질에선 현대판 노예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같은 노예는 아니지만 노예처럼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엄청 구조되고 있다는 것이죠. 

 

가장 최근의 사건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구조된 84살 흑인계 할머니의 사건이었는데요. 

 

이 사건은 노예제도가 폐지된 이후 가장 오랜 시간 현대판 노예사건이라는 점에서 브라질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사건을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브라질 노동부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노예처럼 부려지던 할머니를 구조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는데요. 

 

노동부가 할머니를 구조한 건 2개월 전이었지만 뒤늦게 이날에야 사건을 공개했습니다. 5월 13일은 134년 전 브라질이 노예제도 폐지를 선언한 날입니다. 

 

노예제도가 사라졌음을 다시 한 번 천하에 확인하고 사회에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 노동부가 이 날을 잡아 사건을 공개한 것이었죠. 물론 할머니의 인권보호를 위해 할머니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구조된 할머니는 시설에서 보호를 받고 계신다는데요. 

 

84살 할머니가 노예생활을 시작한 건 고작 12살 때였다고 합니다. 장장 72년간 현대판 노예생활을 하신 것입니다. 

 

할머니를 노예처럼 부린 사람들은 마토스 마이가 일가라고만 공개됐는데요. 마토스 마이가 일가의 3대에 걸쳐 할머니가 노예처럼 주인집으로 모셨다니 기가 막힌 일입니다. 

 

할머니는 12살 때부터 마토스 마이가 일가의 가사를 맡았는데요. 주인집에 아기가 태어나면 보모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장장 72년간 할머니를 부렸지만 주인집은 단 1번도 할머니에게 월급을 준 적이 없다고 합니다. 휴가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죠. 노예와 같은 존재였으니 말입니다. 

 

브라질 노동부는 "노동자의 권리라곤 전혀 존중되지 않았다"면서 할머니가 철저히 노동력을 착취당했다고 밝혔습니다. 

 

브라질 노동부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할머니를 구조했는데요. 

 

노동부가 출동하자 마토스 마이가 일가는 노동부에겐 너무 친숙한 뻔한 말로 변명을 하더랍니다. "우리 가족 같은 사람이라 월급을 주지 않은 건데 뭐가 잘못인 거죠?"라고 말입니다. 

 

노동부는 "현대판 노예사건 때문에 출동할 때마다 듣는 말"이라며 말도 되지 않는 변명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마토스 마이가 일가는 할머니를 부려먹으면서 정말 형편없이 대한 것 같습니다. 

 

할머니와 외부 간 소통을 차단했고, 그러면서 제대로 된 잠자리도 주지 않았습니다. 할머니에겐 방도 없었는데요, 주인댁(ㅜㅜ) 안방 앞에 놓여 있는 쇼파가 침대이자 쉼터였다고 해요,

 

노동부 관계자는 "이토록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인간적 대우를 받지 못했으면서도 할머니가 그런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계신 게 너무도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질이 노예제도를 폐지한 지 이미 134년이 됐지만 브라질에선 이런 현대판 노예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지난해 노동부에 구조된 현대판 노예가 2000명에 육박한다고 하니 그 심각성을 알 수 있죠. 

 

오죽하면 현대판 노예는 안 된다는 시위가 열리기까지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