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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아르헨티나에는 진짜 배트맨이 삽니다

배트맨이 탄생한 게 1939년이라고 해요. 벌써 80년이 넘었지만 슈퍼히어로 배트맨의 인기는 여전하죠.

우리가 아는 배트맨은 만화와 영화의 주인공일 뿐이잖아요? ​그런데 아르헨티나에 가면 진짜로 살아 있는 배트맨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악당들과 싸우는 배트맨은 아니에요. 아르헨티나의 배트맨은 보다 더 소중한 일을 하고 있답니다.

바로 아픈 아이들을 위로해주는 일이에요. 

​<아르헨티나 배트맨이 입원 중이 어린이와 악수를 하고 있습네요. 아이가 신기하다는 표정이죠?>

아르헨티나 배트맨이 찾는 곳은 라플라타라는 곳에 있는 어린이병원입니다.

어린이병원이니까 당연히 아픈 아이들이 많죠. 배트맨은 매주 병원을 찾아가 입원하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병과 싸우고 있는 아이들, 아르헨티나 배트맨을 만나면 그렇게 좋아한다네요.

​<이렇게 아픈 아이들과 공감하는 배트맨, 그 마음이 참 따뜻하네요.>

​아르헨티나 배트맨은 영화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그가 누군지 사람들이 모르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교사라는 사실, 그리고 아들 셋을 둔 평범한 아빠라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 몇 살인지, 이름이 무엇인지, 어디에 사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거든요.

​아! 그런데 배트맨의 얼굴을 본 사람이 있긴 있습니다.

바로 병원에 계시는 수녀님이에요.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아르헨티나 배트맨은 라플라타 어린이병원을 처음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리곤 수녀님을 만나 "배트맨 옷을 입고 입원한 어린이들을 위로해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그땐 맨얼굴로 찾아갔죠.

이렇게 수녀님은 배트맨의 얼굴을 봤습니다.

하지만 수녀님도 입을 꾹 다물고 계시니 아르헨티나 배트맨의 신원은 여전히 비공개 상태입니다.

아르헨티나 배트맨의 임무(?)는 병상에 있는 어린이를 위로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매년 정기적으로 '배트 미팅'이라는 행사를 여는데요. 여기에서 성금을 모아 병원을 돕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행사에서 거둔 기부금으로 32인치 LCD TV 25대를 병원에 기증했다네요.

한국은 몰라도 아르헨티나에서 ​32인치 TV라면 작은 게 아니랍니다.

​영화의 배트맨은 멋진 배트모빌을 타고 다니잖아요.

아르헨티나 배트맨에게도 배트모빌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멋진 건 아니구요. 르노 플루엔스(한국에선 SM3로 르노삼성이 팔고 있는 차입니다)를 꾸민 차랍니다.

꾸몄다고 해서 대단하게 만든 건 아니고 그저 검은 색에 노란 줄을 몇 개 넣은 게 전부랍니다.

배트맨은 경제적으로 그닥 넉넉하진 않은 모양입니다. "아직 은행에 자동차대출을 갚아야 해요. 1달을 더 상환해야 하는데 내 차가 아니라 아직은 은행이 자동차 주인이죠" 그는 이러면서 웃었습니다.

​<선물이 든 가방을 들고 있는 아르헨티나 배트맨, 정말 최고입니다!>

아르헨티나 배트맨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배트모빌을 탄 배트맨으로 활동하면서 아픈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고 말했는데요.

아르헨티나의 배트맨에게 "당신이 진정한 슈퍼히어로"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배트맨

오늘의 스페인어 단어 공부로 마칠게요.

​오늘은 슈퍼히어로는 스페인어로 뭐라고 하는지 볼까요? 히어로는 스페인어로 héroe 라고 해요.

슈퍼히어로는 여기에 슈퍼라는 스페인어 표현을 살짝 붙이면 되겠죠? 그럼 이렇게 된답니다. ​Súper hér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