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리마에 있는 대성당이 최근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14일 아주 독특한 성체축일 미사를 드렸기 때문입니다.
카를로스 카스티요 대주교가 집전한 미사에는 신도들이 단 1명도 참석하지 않았는데요.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사망자들의 사진이 대성당을 가득 메운 것입니다.
페루는 중남미에서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사망자가 많은 국가입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페루는 엄격한 사회적 격리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장 미사도 금지돼 있어 신도들은 미사에 참석할 수 없습니다.
대성당은 미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신도들 대신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사진으로 대성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신도들이 앉아야 할 의자에 코로나19 사망자들 사진이 설치됐는데 그래도 자리가 부족해 성당 내벽과 기둥에도 사진을 붙여야 했습니다.
이날 미사에서 대성당에 붙여진 사진은 무려 5000여 장이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작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페루 리마의 대성당을 가득 메운 사진 중 하나가 멀쩡하게 살아 있는 사람의 사진이었던 것입니다.
바로 아래의 사진이 문제의 사진입니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조르디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페인의 영화배우입니다. 그런데 보통 배우가 아니고요... 어른들만 볼 수 있는, 아주 수위가 높은 성인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였습니다.
사진을 보면 조르디는 의사가운을 걸치고 있는데요. 아마도 이 사진은 그가 의사 역으로 출연한 성인영화를 찍으면서 남긴 기념샷인 것 같다고 합니다.
사연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깜빡 속을 수밖에 없는 사진입니다. 아마도 "아...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다가 사망한 의사인가 보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겠죠..
사진 밑엔 베드로라는 가짜 이름까지 적혀 있으니 말이죠.
그런데 사진 속 주인공의 실체는 성인영화 배우라니....
5000여 장의 사진들 중에서 문제의 사진을 찾아낸 건 날카로운 매의 눈을 자랑하는 페루의 네티즌들이었는데요.
일부 네티즌들은 페루 리마의 대성당에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페루 사람도 아니고, 멀쩡하게 살아 있는 사람의 사진을 사망자 사진이라고 세워놨으니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것이죠.
게다가 사진의 주인공이 성인영화 배우라니 더더욱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네티즌은 "사진 속 배우의 직업이 직업인지라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 이상한 연상을 하는 사람까지 있더라"고 했고요.
또 다른 네티즌은 "코로나19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게 아니라 욕보인 꼴이 됐다"고 질타했습니다.
페루 리마 대성당 측은 코로나19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로부터 사진을 받아 미사를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현지 언론은 "아마도 누군가 장난을 쳤고, 성당은 이를 가려내지 못한 것 같다"고 보도했답니다.
페루 리마 대성당은 이에 대해 해명을 하진 않았는데요.
엄숙한 추모행사에 이런 장난을 치다니.. 어느 나라에나 이렇게 상식이 없는, 무개념 인간은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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