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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마야인들은 왜 도시를 떠났을까요?

한때 중남미 대륙에서 화려하게 꽃피운 마야문명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풀지 못해 고민하는 미스터리가 있습니다. 8~9세기경 마야인들이 화려한 도시를 떠나 버린 사건입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마야의 도시들은 유령도시로 변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마야인들이 힘들여 건설한 도시를 버리고 떠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중미 과테말라의 마야 유적지 티칼에서 새로운 가설을 뒷받침할 만한 단서가 포착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수질오염이 주범인 것 같다는 연구결과 나왔습니다.  

 

식수를 확보하지 못하게 되자 마야인들이 미련 없이 도시를 떠나버렸다는 것입니다. 

 

아직 확정적일 수는 없겠지만 이 가설은 새로운 시각에서 마야문명 고대도시의 유령화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신박합니다. 

 

미국 신시내티대학 연구팀은 과테말라의 마야 유적지 티칼에서 수질검사를 진행하고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합니다. 

 

지하수가 있는 10곳에 구멍을 뚫어 지하수의 수질 변화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지구화학적 DNA 분석에서 나온 주요 결과는 크게 2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시아노박테리아가 정상치보다 훨씬 많이 검출됐다는 것입니다.

 

검출된 시아노박테리아는 플랑크토트릭스(Planktothrix)와 마이크로시스티스 (Microcystis) 등 2종이었는데요. 

 

물에 이런 성분이 과도하게 함유되어 있으면 지하수의 맛과 냄새가 완전 불쾌해진다고 합니다. 마실 수 없을 정도로 말이죠. 

 

둘째! 지하수에는 수은이 많았습니다. 지하수에 수은이 많이 함유돼 있는 이유를 캐기 위해 연구팀은 다양한 분석을 했는데요. 

 

암반에서 수은이 배출됐을 가능성, 화산재로 지하수가 오염됐을 가능성을 등을 추적했지만 이런 가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자료는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력하게 떠오른 게 "마야인들이 수은으로 수질오염을 일으켰다"는 가설입니다. 

 

이런 가설이 나온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은 칠이 모두 벗겨졌지만 마야문명 때 만들어진 건축물들은 원래 화려한 색으로 치장되곤 했다고 합니다. 

 

마야인들은 건축물에 색을 입힐 때 강렬한 빨강색을 얻기 위해 주사라는 광물을 사용했는데요. 주사에는 황화수은과 수은이 15%와 85% 비율로 섞여 있다고 하네요. 

 

여기에서 나온 수은이 지하수로 유입됐다는 건데요. 빗물이 수은을 옮기는 역할을 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건축물에 색을 칠했는데 비가 내리면서 차츰차츰 색이 벗겨졌고, 이게 땅에 스며들면서 지하수가 수은으로 오염됐다는 것입니다.

 

그럴듯하지 않나요? 

 

마야문명의 고대 도시에서 물은 곧 생명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물이 있거나 식수저장소는 상류층의 주거시설과 가까운 경우가 많았는데요. 

 

상류층의 주택들이 유난히 화려한 색으로 치장됐었다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죠. 

 

연구팀은 이런 요인들을 감안해 "수질오염을 유발한 건 마야인 스스로였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과테말라의 티칼은 마야문명이 절정에 달했을 때 인구 10만의 대도시였다고 하는데요. 

 

물 때문에 이런 큰 도시가 유령도시가 된 게 사실이라면 현대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