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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비대면 회의에 사진 출석시킨 멕시코 시의원

비대면 회의부터 비대면 예배까지... 코로나19 때문에 이젠 세계적으로 비대면이 대세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꼼수도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멕시코의 한 시의원이 비대면으로 열린 회의에 사진을 세워(?)두고 슬쩍 자리를 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데 사진만 달랑 걸어놓고 땡땡이를 친 것이죠. 

 

멕시코시티의 시의원, 그것도 집권여당 모레나(국가재건운동) 소속 여성 시의원 발렌티나 바트레스 과다라마가 잔머리를 굴리다 딱 걸린 시의원입니다.  

 

<잔머리 꼼수를 부리다 딱 걸린 그녀. 바로 이 여자시의원입니다.>

지난 18일이죠. 멕시코시티 시의회는 비대면 화상회의를 열었습니다. 사용한 플랫폼은 요즘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줌(zoom)이었어요. 

 

회의는 정상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시의회 의장은 규정을 열거하면서 이날 회의에서 다룰 의제를 설명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이때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과다라마 시의원이 갑자기 두 명으로 바뀐 것입니다. 바로 이렇게 말이죠. 

 

그러더니 앞쪽에 있던 과다라마 시의원은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줌에는 뒤늦게 등장한 제2의 과다라마 시의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이상하게도 이 사람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맞습니다. 화면에 떠 있는 건 진짜 과다라마 시의원이 아니라 사진이었습니다. (줌에는 이렇게 배경을 지정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본인은 땡땡이를 까고 지루한 회의를 지킨 건 배경으로 지정된 사진. 아무도 모를 줄 알았던 잔머리 꼼수는 이틀 뒤 이를 발견한 야당 의원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집니다. 

 

민주혁명당(PRM) 소속인 야당 시의원 호르헤 가비뇨가 20일 "과다라마 시의원께서 제 연설을 열심히 경청하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본인이 아니라 사진이셨군요"라면서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린 것입니다. 

 

인터넷 여론은 부글부글 끓었습니다. 일을 하라고 뽑아줬더니 저런 식으로 잔머리만 굴리고 있다는 비난이 쇄도했죠. 

 

 

 

결국 과다라마 시의원은 해명성명을 냈는데요. 사죄하기는커녕 오히려 변명만 늘어놨습니다. 

 

"기술적 문제가 생겨 내 사진이 떴는데 줌을 다룰 줄 몰라 기술적 도움을 요청하러 잠깐 자리를 비운 것뿐"이라는 내용이었는데요. 

 

그는 잠시 후 자리로 돌아왔다면서 움직이지 않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미하지만 표정의 변화가 있고, 느낄 수 없을 정도의 움직임도 있다고 주장했네요. ㅎㅎㅎ

 

어이없는 해명을 내놓자 그는 또 다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데요. 국가를 막론하고 뻔뻔한 정치인은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