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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진 이상한 시위

 

수감환경이 워낙 열악하다 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 남미의 교도소입니다. 

 

교도소 내 폭동도 자주 일어나고, 수감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집단 단식투쟁도 곧잘 벌어지곤 하죠. 

 

그런데 베네수엘라에서 정말 이상한 교도소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교도소에 갇혀 있는 재소자들이 당당하게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인 것입니다. 

 

<이상한 시위가 벌어진 베네수엘라의 카비마스 교도소 전경입니다.>

 

베네수엘라 줄리아주(州)에 있는 카비마스 교도소의 재소자들이 최근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피켓을 들고 벌인 평화시위였는데요. 시위에 참가한 재소자는 약 80여 명이었습니다. 

 

재소자들은 먹을 게 없다며 굶어 죽을 판이라고 하소연했는데요. 사정을 들어보면 일단 시위의 명분은 충분합니다. 

 

<과거 이 교도소에선 수류탄이 터지는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카비마스 교도소는 28일째 교도소 내 음식이나 물의 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급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죠. 

 

굶고 있는 재소자들의 가족들이 사식을 넣으려고 해도 교도소 당국은 허락을 하지 않고 있다는데요. 

 

재소자들을 모두 굶겨 죽이려는 심산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것일까요? 

 

뿐만 아닙니다. 교도소 측은 의약품도 제대로 공급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아픈 사람이 생겨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죠. 

 

재소자들은 "배가 고프다" "우리는 약을 원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시위를 벌인 재소자들의 심정은 정말 이해할 만합니다. 

 

<길에서 시위하고 있는 재소자들이예요.>

그런데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습니다. 재소자들은 어떻게 교도소에서 나와 시위를 벌인 것일까요? 

 

교도소 내에서 시위를 했다면 이상할 게 없지만 재소자들이 시위를 벌인 곳은 교도소 인근의 대로(에비뉴)였습니다. 

 

단체로 외출을 했을 리는 없고... 

 

베네수엘라 사회가 주목한 것도 바로 이 대목이었습니다. 재소자들의 요구 사항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감옥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길에서 시위를 벌였지?"라는 궁금증에 관심이 집중된 것입니다. 

 

현지 언론은 이에 대해 취재를 했지만 재소자들이 어떻게 밖에서 시위를 했는지, 그 경위는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위를 벌인 재소자들은 "우리가 집단으로 탈옥을 한 건 아니다"라고만 밝혔을 뿐 말을 아꼈는데요. 

 

베네수엘라는 정말 이상한 일이 많이 벌어지는 국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