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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장애인 램프 위에 우뚝 선 황당 신호등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도시계획이 비교적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길찾기도 너무 너무 쉬운 편입니다. 바둑판처럼 정사각 블록 단위로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게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특징이거든요.

 

이런 도시계획 덕분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가면 사거리가 유난히 많습니다. 가보신 분들은 모두 아실 거에요^^

 

사거리가 많은 만큼 신호등과 횡단보도도 많겠죠. 그런데 한때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모자라는 게 있었습니다. 바로 장애인 램프랍니다.휠체어가 쉽게 오르고내릴 수 있도록 완만한 경사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시설이 턱없이 부족했어요.


이런 지적이 나오자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언젠가부터 장애인을 위한 램프를 줄줄이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아주 황당한 공사를 하고 말았습니다. 장애인 램프를 놓은 곳에 신호등이 따악~ 버티고 있는 진풍경을 만들고 만 것입니다.

 

이해하기 힘드시죠? 사진부터 보시는 게 좋겠어요^^

 

 


장애인 램프 위에 신호등이 웬말?

 

장애인을 위해 설치한 램프의 중앙에 걸림돌이 고정돼 있다는 게 말이 될까?

 

상식적으론 이해하기 힘든 황당한 일이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실제로 벌어졌다.

 

카바이토라는 지역의 주민단체 '공공장소지키미'는 최근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는 "바예와 센테네라 사거리에 설치된 장애인 램프를 고발한다."며 현장사진을 첨부해 보냈다.

 

사진을 보면 사거리엔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램프가 설치돼 있다. 문제는 램프 중앙에 우뚝 서 있는 신호등이다. 기껏 장애인 램프를 만들었지만 경사로 중간에 신호등이 버티고 서 있어 휠체어의 진입은 불가능하다. 제보자는 "장애인을 골려주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런 공사를 했을 리 없다."며 조치를 취해달라고 호소했다.

 

단체는 황당한 공사가 진행된 경위를 알아봤다.

 

부에노스 아이레스기 주변 일대의 보도블록 공사를 한 건 수개월 전이었다. 시는 깨진 보드블록을 걷어내고 새단장을 하면서 사거리에는 장애인 램프를 설치했다.

 

황당한 일은 이 과정에서 벌어졌다. 신호등이 세워져 있는 사실을 깜빡한 시가 램프를 설치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만 것.

 

공사를 진행한 하도급업체는 문제를 제기해야 했지만 설계대로(?) 공사를 진행했다. 신호등이 진입을 가로막은 장애인 램프는 이렇게 완성됐다. 주민단체 '공공장소지키미'의 변호사 알레한드라 지오르다노(여)는 "주민을 놀리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면 이런 공사는 불가능했다."며 "시와 하도급업체를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 보도블록 공사도 엉망이었다. 공사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블록들이 깨져나가 노인과 아이들이 길을 걷다 걸려 넘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주민단체는 "공사를 기획하고 진행한 공무원이 누구인지 밝혀내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시는 "설치돼 있던 램프에 신호등을 세운 게 아니라 신호등이 서 있던 곳에 램프를 설치하다 보니 빚어진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사진=나시온

 

 

일이 커지자 부에노스 아이레스시는 급한대로 일단 신호등을 뽑아버렸습니다. 그래서 일단 이런 상태가 됐다고 하네요.

 

 

부에노스 아이레스시는 공사를 한 회사에 벌금을 때리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1차적 책임은 시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데... 이러니 탁상 행정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닐까요? 아무튼 황당한 사건이었습니다.

 

아참! 오늘의 스페인어 한마디입니다. 신호등은 스페인어로 semáforo라고 해요~ 악센트 유의하시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