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시각장애인이 장모를 죽게 한 사연

시각장애인이  자동차사고를 냈습니다. 그 사고로 장모가 목숨을 잃었어요.

시각장애인이 운전을 했다니​... 언뜻 이해하기 힘들죠? 사실 운전을 하긴 했는데 사실은 운전을 한 게 아닙니다. 알쏭달쏭한 사고의 진상을 이렇습니다.

아르헨티나 멘도사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숨진 장모는 올해 73살이지만 운전에 능숙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난 날 차를 몰고 나갔더니 엔진룸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랍니다.

그래서 귀가한 뒤 차를 살펴보기로 했죠. 차는 이미 차고에 넣은 후였습니다.

장모는 시각장애인 사위를 데려가 시동을 걸어달라고 했습니다. 자신은 자동차 앞에서 엔진룸에 귀를 기울이면서 말입니다. 차고 문은 닫혀 있었습니다.

사위는 장모가 시키는대로 운전석에 앉아서 시동을 걸었는데 그만 차가 발진하고 말았습니다.

<​사고를 낸 차량입니다. 아르헨티나에선 인기가 많은 쉐보레 해치백이예요.>

​알고 보니 변속기(기어)가 들어가 있었던 겁니다. 시동을 거니까 자동차가 튀어나간 거죠.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중남미 대부분의 국가에선 스틱 차량이 여전히 압도적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차고 문 사이에 낀 장모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인 사위는 자책감에 빠져 있다는데요. "시각장애인이 아니었다면 기어가 들어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너무 괴로워하고 있다네요.

참 안타까운 사고인데 시각장애인 사위를 탓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쵸?  

​쉽진 않겠지만 사위가 하루빨리 자괴감에서 벗어났으면 합니다.

​오늘 공부할 스페인어 단어는 시각장애인입니다. 

시각장애인을 의미하는 가장 흔한 표현은 ciego인데요. 이 단어는 우리말의 '장님' 뉘앙스가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라는 우리말의 표현과 비슷한 뉘앙스의 스페인어 단어로는 invidente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