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라질 카니발에서 사상 첫 트랜스젠더 <여왕>이 탄생했습니다.
삼바스쿨 <콜로라두 두 브라스>의 리더로 퍼레이드를 이끌고 있는 카밀라 프린스(40)가 그 주인공인데요. 트랜스젠더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워낙 심한 브라질이라 그 의미가 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답니다.
카밀라 프린스는 지난 주말 막을 올린 브라질 상파울로 카니발에서 <여왕>으로 데뷔했습니다.
유명세에선 리우 카니발에 약간 밀리지만 상파울로 카니발도 그 화려함에선 결코 뒤지지 않죠. 프린스는 화려한 카니발 의상을 차려입고 상파울로 카니발에 출전했습니다.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 격렬한 삼바 춤사위로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이끌어냈네요.
무엇보다 그가 주목을 받은 건 트랜스젠더이기 때문입니다.
트랜스젠더가 카니발에서 <여왕>으로 나선 건 그가 브라질 카니발 역사상 처음이었거든요. 브라질 카니발 역사를 다시 쓴 셈이죠.
프린스는 "정말 아름다운 여인들이 <여왕>으로 카니발에 참가하길 원했다"면서 "(트랜스젠더로서) 이 자리에 오르게 되어 뿌듯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브라질 카니발에서 <여왕>은 뭘까요?
리우 카니발이나 상파울로 카니발 등 해마다 브라질에서 열리는 카니발은 삼바스쿨이 참가하는 퍼레이드 대회입니다. 각 삼바스쿨은 <대모>, 또는 <여왕>이라고 부르는 여성 무희를 앞세우게 되는데요.
<대모>나 <여왕>은 자기가 속한 삼바스쿨의 퍼레이드를 이끄는 리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프린스는 삼바스쿨 <콜로라두 두 브라스>의 <여왕>으로 이 삼바학교의 퍼레이드를 이끌었습니다.
프린스가 처음으로 카니발에 출전한 건 약 30년 전인 11살 때였습니다.
생물학적 남자로 태어난 프린스는 당시 남자어린이였지만 여장을 하고 출전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어린이라서 특별허가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군요. 이미 그는 그때부터 자신의 성적정체성을 놓고 고민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프린스 개인적으론 <진정한 여자>로서 카니발에 출전하고 싶다는 꿈을 근 30년 만에 이룬 셈입니다.
프린스가 이끈 삼바스쿨 <콜로라두 두 브라스>는 2년 전 브라질 삼바스쿨 최고리그에 진입했습니다. 명문 삼바스쿨로 자리매김을 한 셈이죠.
하지만 지난해 상파울로 카니발에서의 성적은 기대를 밑돌았는데요. 전체 순위 11위에 그치고 말았네요.
때문에 삼바스쿨 <콜로라두 두 브라스>가 프린스를 <여왕>으로 선발한 건 카니발 상위권 진입을 노린 회심의 카드였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사상 첫 트랜스젠더 <여왕>을 앞세워 인기몰이를 시도한 전략이었다는 거죠.
삼바스쿨 <콜로라두 두 브라스>도 이런 사실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관계자는 "돈이 많은 다른 삼바스쿨에 비해 우리는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의상이나 챠랑을 화려하게 꾸미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답니다.
한편 브라질 성소수자협회는 프린스가 여왕으로 선발된 데 축하메시지를 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브라질 카니발에서 성소수자들의 참가와 역할이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했네요.
트랜스젠더 <여왕>의 등장으로 브라질 카니발의 지평이 더욱 넓어진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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