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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정규직 꿈 이룬 볼리비아 간호사 이야기

볼리비아의 한 간호사가 1장의 사진 덕분에 정규직의 꿈을 이뤄 화제입니다. 악조건 속에서도 열심을 다한 게 사진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행운의 주인공이 된 건데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것 같아도 보석 같은 성실함은 언제가 빛을 보게 되는 것 같아 마음이 흐뭇합니다. 

 

1장의 사진이 이뤄준 볼리비아 간호사의 정규직 꿈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화제의 주인공인 마리 루스입니다. 루스는 볼리비아 산타크루스에 있는 '생명과 희망' 병원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간호사입니다.

 

지난 22일 루스는 근무를 마치고 여느 때처럼 자전거에 올랐습니다. 나중에 이유는 설명 드리겠지만 요즘 루스는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날 아침부터 산타크루스엔 큰비가 내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로 곳곳이 침수가 되었죠. 그래도 집에는 가야하고... 루스는 자전거를 타고 물살을 가르며 페달을 밟았습니다. 

 

병원에서 집으로 가려면 3개 동네를 지나야 하는데요. 침수가 심한 곳은 루스의 허리까지 물이 차 있었다고 합니다. 

 

루스는 그대로 아랑곳하지 않고 용감하게 수중라이딩(?)을 강행했는데요. 이게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우연히 이 모습을 보게 된 한 지인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것입니다. 

 

지인은 루스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물살까지 가르며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출퇴근하는 걸 그는 진정한 휴머니스트(인도주의자)"고 칭찬했는데요.  

 

그러면서 "볼리비아의 독재정권은 이런 간호사에게 정규직을 주지 않는다"고 따끔한 지적까지 덧붙였습니다. 

 

사진은 대박(?)이 났습니다. 

 

해외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지지세력이 상당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용감한 간호사의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루스는 일약 전국적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죠. 

 

언론들이 열띤 취재경쟁에 나서면서 루스가 자전거를 타게 된 속사정은 상세하게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루스는 원래 버스로 출퇴근을 했었는데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12~24시간 비상근무를 시작하면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퇴근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밤늦게 퇴근하는 날이 늘어나다 보니 버스가 끊길 때가 많았기 때문에 말이죠. 

 

4남매의 장녀인 루스의 원래 꿈은 의사였다고 해요.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비가 비싼 의대에 진학하지 못했습니다. 좌절할 만도 하지만 루스는 그래도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간호학을 전공해서 간호사가 된 것이죠. 

 

게다가 간호사가 된 후엔 박봉이지만 스스로 학비를 대며 약대에 진학했는데요. 

 

어느새 벌써 졸업반이 됐다고 하네요. 정말 장한 여성입니다. 

 

평범하지만 왠지 감동적인 루스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건 혼다 볼리비아였습니다.

 

아버지의 자전거를 타고 있는 루스에게 멋진 오토바이 1대를 선물한 것입니다. 

 

 

반가운 소식은 또 있었습니다. 볼리비아 보건부가 루스에게 정규직 간호사 채용을 약속한 것입니다!

 

루스는 인터뷰에서  "(오토바이와 정규직 소식은 반갑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코로나19 대응"이라고 했는데요. "혹시라도 증상이 나타나면 시기를 놓치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런 그녀에게 볼리비아 네티즌들은 "보건부 장관직을 맡겨도 잘 할 것 같다"면서 박수를 보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