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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아들 잡아 경찰에 넘긴 콜롬비아 시장, 왜?

"법 앞에 만민은 평등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법리이지만 현실과는 괴리가 크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은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신없는 콜롬비아에서 이런 법리를 앞장서서 지킨 시장이 주민들로부터 열렬한 박수와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시장은 코로나 봉쇄를 가볍게 무시하고 파티를 연 자신의 아들을 직접 잡아(?) 경찰에 넘겼답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콜롬비아 아틀란티코주(州) 후안데아코스타의 시장 카를로스 이깅스 비야누에바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빨간 야구모자를 눌러쓴 사람이 바로 비야누에바 시장인데요. 경찰을 대동하고 아들을 잡기(?) 위해 아들의 집을 찾아갔을 때 경찰이 찍은 사진입니다. 

 

비야누에바 시장은 아들뿐 아니라 자신의 조카, 그리고 가족의 벗이라는 친구까지 모두 3명을 경찰에 넘겨버렸습니다. 

 

세 사람이 무슨 죄를 지었냐고요? 중대 범죄를 저지른 건 아니지만 코로나19 봉쇄를 위반했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인데 봉쇄를 위반했으니 어쩌면 지금 시국에선 정말 엄청난 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할 수도 있죠. 

 

세 사람은 지난 주말 모처에 모여 파티를 열었습니다. 마스크를 벗고 신나게 먹고 마신 거죠. 

 

<경찰서입니다. 비야누에바 시장이 용의자(?)들을 데리고 서 있네요^^>

비야누에바 시장은 인터넷에 뜬 동영상을 보고 이튿날 저녁에야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는데요. 

 

그는 분통을 터뜨리면서 다음 날 오전 일찍부터 체포작전(?)에 나섰습니다. 

 

경찰을 대동하고 집집마다 돌면서 아들, 조카, 친구 이렇게 세 사람을 잡아들여 직접 경찰서로 데려간 것입니다. 비야누에바 시장은 "현장에서 붙잡았더라면 바로 검찰에 송치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안타까워하기까지 했네요. 

 

비야누에바가 시장으로 있는 후안데아코스타는 아틀란티코주에 있는 도시인데요. 아틀란티코주는 보고타에 이어 콜롬비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과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강력한 코로나19 봉쇄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외출과 이동을 제한하는 건 물론 각종 모임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들과 조카, 친구가 봉쇄규정을 어겼으니 시장으로선 정말 부끄럽게 된 것입니다. 

 

<비야누에바 시장이 지난 1월1일 취임식에서 서명하고 있습니다.>

비야누에바 시장은 "시장은 공인이고, 공인의 가족은 누구보다 규정을 잘 지켜 모범을 보여야 한다"면서 "술이나 마시자고 시민들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용납할 수도, 용서되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는데요. 

 

정말 간만에 남미에서 멋진 정치인을 만난 것 같아 저까지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가족에게 엄격한 시장이야말로 최고의 시장" "반드시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간만에 멋진 정치인을 보게 됐다" 등등 시민들도 그에게 박수와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취임식 후 기념샷. 비야누에바 시장, 기개가 있어 보이네요.>

비야누에바 시장은 "누구든지 코로나19 봉쇄규정을 어기면 엄벌에 처하겠다"고 경고했는데요. 

 

가족에게 이렇게 엄격하니 시장의 권위가 설 수밖에 없겠죠? 

 

멋쟁이 시장 비야누에바에게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