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살이 넘은 브라질 할아버지 대학생의 불타는 학구열이 언론에 소개돼 신선한 자극적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카를로스 아우구스토 만소라는 이름을 가진 만학도 할아버지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할아버지의 올해 연세는 무려 자그마치 92살로 그야말로 초고령 할아버지 대학생이십니다.
92살이면 증손, 빨리 결혼한 후손이 있다면 현손(증손의 자식)까지도 보셨을 나이지만 할아버지는 현재 대학교 3학년이십니다.
할아버지는 프레이토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계세요.
무슨 특례로 대학에 들어가신 것도 아니고요, 2018년에 당당히 입학시험에 합격해서 대학생이 되셨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남미에서 대학생이 되는 나이는 보통 19살 정도죠. 물론 고등학교 졸업 후 이런저런 핑계(?)로 2~3년 쉬다가 대학에 들어가는 친구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봤자 20대 초반이죠. 할아버지는 증손 뻘인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대학생활을 시작하신 것입니다.
그렇지만 단 한 번도 유급하지 않고 3학년까지 진급하면서 건축사의 꿈을 향해 차근차근 걸어오셨으니 진짜 본받을 만한 분입니다. 그 연세에 그런 열정이 쉽지 않을 텐데 말이죠.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온 대학생 할아버지는 올해 최대의 난관에 봉착하셨습니다.
중국에서 시작돼 유럽을 거쳐 남미에 상륙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브라질이 초토화되고 있는 건 모두 알고 계시죠?
브라질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온 국가입니다. 최근엔 브라질 대통령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어요.
코로나19가 무섭게 번지자 브라질 대학들은 현장 강의를 접고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할아버지가 다니는 프레이토대학도 오프라인 수업을 온라인 강의로 대체했습니다.
문제는 할아버지가 완벽한(?) 컴맹이라는 사실입니다. 할아버지는 컴퓨터 문외한이시라는 것이죠. 대학생 할아버지에겐 온라인 강의를 듣기 위해 컴퓨터를 켜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합니다.
그게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요... 브라질에 처음으로 TV가 등장했을 때 할아버지는 30살이셨다고 합니다.
대학생 할아버지가 얼마나 <옛날 분>이신지 실감이 나시죠? 할아버지가 컴퓨터 다루기에 어려움을 겪는 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대학생 할아버지가 컴맹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이겨내고 대학공부를 할 수 있었던 건 부단한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지금도 오전 일찍 일어나 온라인 강의를 듣고 오후엔 내내 책과 씨름을 하신다네요. 이런 노력과 열정이 92살 할아버지를 대학 3학년으로 만들어준 것입니다.
컴맹이시라면서 온라인 수입은 어떻게 수강하시냐고요? 할아버지는 손녀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 수업을 위한 비디오컨퍼런스에 접속하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틈틈이 컴퓨터를 배우고 계신데 역시 쉽지는 않더라고 하셨네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대학공부를 포기할 생각은 절대 없다고 하십니다.
할아버지는 공부할 분량이 많거나 컴퓨터 때문에 난관에 봉착할 때면 가끔은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살짝 스치기도 하지만 아직은 공부에 대한 욕심이 더 크다고 하셨는데요.
요즘엔 증손 뻘인 대학 친구(?)들에게 용기를 주는 역할까지 수행하시느라 바쁘시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절망하고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 "코로나19가 매우 위험한 사태지만 이 또한 지나가게 되어 있다"코로나19가 종식되고 현장수업으로 돌아가면 만나서 함께 나눌 경험과 얘깃거리가 많아질 것" 등등 기회가 될 때마다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고 계시다고 합니다.
대학생 할아버지는 "20살 전후의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시작한 대학공부인데 이 정도 어려움에 질 수는 없다"면서 스스로에게도 채찍질하고 계신데요.
그러면서 "머리는 쓰지 않으면 굳지만 사용하려고 노력하면 잘 작동하게 되어 있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생물학적으론 90살을 넘기셨지만 열정에선 20대 청춘이신 할아버지의 이 말씀이 특히 가슴에 와닿습니다. 당장 저부터 슬슬 녹슬기 시작하는 머리를 좀 더 써야겠어요 ㅎㅎ
'중남미세상 > ▶ 관심집중 화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쟁용 무기도 살 수 있는 파라과이 도시 (0) | 2020.07.26 |
---|---|
아르헨티나에서 네덜란드 공주 '빅사이즈' 논란 (0) | 2020.07.24 |
리오넬 메시의 아들들, 무슨 말을 속삭이고 있을까요? (0) | 2020.07.05 |
아들 잡아 경찰에 넘긴 콜롬비아 시장, 왜? (0) | 2020.07.04 |
자동차까지 꽁꽁 얼려버린 아르헨티나 남극 추위 (0) | 2020.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