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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발견된 1800년대 노예선

어쩌다 보니 이틀 연속 마야와 관련된 포스팅을 하게 됐네요. 

 

멕시코에서 3년 전 발견된 침몰선이 마야인들을 노예로 거래하던 노예선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야인을 사고팔던 노예선이 발견된 건 이번이 사상 최초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어요. 

 

 

멕시코는 2010년대 후반부터 해저유물 탐사사업을 국가적으로 전개해왔는데요. 

 

2017년 유타칸주(州)의 항구도시 시살의 앞바다에서 침몰선 1척이 발견됐습니다. 해저 7m 바닥에 가라앉은 침몰선을 제보한 건 아달리오라는 이름을 가진 한 어부였습니다. 

 

멕시코에선 제보자의 기념하기 위해 지금까지 이 침몰선을 <아달리오>라고 불러왔죠. 

 

 

침몰선은 1800년대 해상사고를 당해 가라앉은 증기선이었는데요. 

 

멕시코 국립역사인류학연구소(INAH)는 침몰선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대대적인 기록 탐사에 나섰습니다. 멕시코는 물론 스페인과 쿠바의 기록까지 뒤져가면서 침몰선의 <신원파악>에 나선 것이죠.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발견된 증기선은 1861년 증기시스템 폭발사고로 화재가 발생해 침몰한 노예선 <라우니온>이었습니다. 스페인의 한 회사가 선주였네요. 

 

 

특히 놀라운 건 이 노예선이 거래한 게 아프리카 흑인들이 아닌 마야의 후손들이라는 점입니다. 

 

노예선은 멕시코에서 마야의 후손들을 노예로 사들인 후 쿠바로 건너가 팔아넘겼습니다. 노예 중간상들은 마야의 노예를 25페소에 사들인 후 쿠바에서 남자는 160페소, 여자는 120페소에 팔아넘겼다고 하는데요. 이게 모두 기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침몰선이 노예선 <라우니온>이라고 어떻게 확신하냐고요? 

 

 

멕시코 국립역사인류학연구소는 유타칸 시살 앞바다에서 1800년대 중반 발생한 침몰사건을 찾기 위해 역사기록을 뒤졌습니다. 

 

그래서 증기폭발로 불이 나는 바람에 침몰한 노예선의 존재를 확인했는데요. 그게 바로 1861년 9월 침몰한 노예선 <라우니온>이었습니다. 

 

수중탐사 결과 선박의 외형은 노예선 <라우니온>과 똑같았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흔적도 발견했고요. 더욱이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점이 침몰선 발견지점과 일치했습니다. 노예선 <라우니온>이 침몰했다는 곳은 시살로부터 3,7km 떨어진 바로 그곳이었요. 

 

 

기록에 따르면 노예선 <라우니온>는 침몰사고를 당하기 1년 전인 1860년 노예거래 단속에 걸린 적이 있었습니다. 스페인에서 독립한 멕시코는 당시 노예거래를 금지하고 있었는데요. 1860년 10월 유타칸의 이웃 지방인  캄페체주에서 노예를 태우다 적발에 걸렸습니다. 

 

노예선엔 당시 7살 어린이를 포함해 노예로 붙잡힌 마야 후손 29명이 타고 있었다고 하네요. 

 

이때라도 노예장사를 그쳤으면 좋았을 텐데 멕시코 법을 무시하고 계속 노예장사를 하다가 이듬해 사고를 당해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것입니다. 

 

 

사고 당시 노예선은 마야 노예들을 태우고 멕시코에서 쿠바로 건너가던 중이었는데요. 기록에 따르면 탑승하고 있던 140여 명 중 70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멕시코 학계는 "아프리카 흑인들을 거래하던 노예선은 그간 여러 번 발견됐지만 마야인들을 사고팔던 노예선의 발견은 처음"이라며 역사연구에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노예상인들이 마야 후손들까지 노예로 거래했다는 건 저도 사실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인간은 정말 악질 동물이다....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