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는 한때 시사잡지 타임도 칭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범국가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풀리면서 방역은 엉망이 됐는데요.
이런 와중에 가족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차박을 한 청년이 언론에 소개됐습니다.
아르헨티나 지방 코르도바에 살고 있는 23살 청년 이그나시오 아레스카의 이야기입니다.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아레스카는 지난달 동료 직원이 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럼 혹시 나도?" 이런 불길한 생각이 들자 그는 바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다행히 음성이 나왔지만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구요, 그래서 받은 두 번째 검사에서 결국 그는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코르도바는 지금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10월에만 4만2000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어요. 이렇다 보니 병상과 격리시설이 부족해졌고, 증상이 경미하거나 건강한 청년들은 대부분 자가격리 처방이 내려집니다.
아레스카도 자가격리 처방을 받았다네요. 지난달 19일의 일이었어요.
문제는 자가격리가 곤란하다는 점이었어요.
아레스카는 부모님 그리고 2명 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데요. 아파트에 화장실이 1개뿐이었던 것입니다. 더군다나 부모님은 기저질환이 있는 코로나19 위험군이었어요.
함께 생활하면 가족들에게 코로나19를 옮길 위험이 클 수밖에 없었죠.
아레스카는 한적한 곳에 자동차를 세우고 차박을 시작했습니다. 가족들을 위한 결정이었죠.
차박을 시작한 날 코르도바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아레스카에게 확인전화를 걸어 "혹시 밀접접촉자가 있는가요"라고 물었다는데요.
아레스카가 차박 중인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고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밀접접촉한 사람은 없다"고 하자 코르도바 보건 당국은 <그라시아스>(gracias, 스페인어로 감사합니다)'라고 하곤 무심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네요.
아레스카는 차박을 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SNS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대박으로 이어졌습니다. <효자 확진자>로 알려지면서 단번에 스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결국 코르도바 보건 당국의 귀에도 그의 스토리가 들어갔습니다. 보건 당국은 부랴부랴 차박을 하고 있는 청년에게 호텔 방을 잡아주었습니다. (물론 코르도바가 격리시설로 사용하고 있는 호텔에서죠)
코르도바 당국자는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던 청년의 딱한 사정을 알고 긴급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정말 다행입니다.
한편 코르도바에선 10월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4만2000명 넘게 발생했으니 격리시설이 만원인 건 당연한 일이죠.
아르헨티나에선 지난달 31일 현재 아르헨티나에선 코로나19 확진자 116만6924명, 사망자 3만1002명이 누적 발생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7위, 사망자 수에선 세계 12위를 달리고 있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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