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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쓰레기 인생, 쓰레기로 인생역전

쓰레기 덕분에 바뀐 쓰레기 인생이 아르헨티나 언론에 소개돼 화제입니다. 

 

폐지를 줍다가 친환경 벽돌을 생산하는 기업가로 새 출발을 한 라몬 호르헤 베가(45)의 이야기인데요. 

 

굴곡진 삶을 살던 그가 친환경 사업자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이 언론에 자세히 소개됐습니다. 

 

베가는 말비나스 아르헨티나스라는 곳에 살고 있습니다. 사업장도 바로 이곳에 있는데요. 

 

그는 원래 여기에서 미장공으로 일하던 평범한 남자였습니다. 하지만 호기심에 손을 댄 코카인에 중독되면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코카인 중독 때문에 감옥에 다녀오기도 했다네요. 

 

출소 후 그가 시작한 일은 폐지 줍기였습니다. 아무리 마약 중독에 관대한 남미라지만 전과자가 되자 예전처럼 일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폐지를 줍던 그에게 인생역전의 기회가 찾아온 건 2016년이었습니다. 그날도 폐지를 주워온 그는 폐지를 밖에 쌓아두고 잠자리에 들었는데요. 밤새 비가 내리면서 폐지들이 그만 젖어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런데 우연이었을까요, 아니면 천사가 도운 것일까요? 미장일을 하면서 썼던 시멘트가 폐지 주변에 있었는데 비가 오면서 시멘트와 폐지가 뒤섞인 것입니다. 

 

그리고 나흘 뒤 폐지가 말랐는데... 얼마나 딱딱한 결합체가 만들어졌는지... 

 

베가엔 아들이 있는데요. 아들이 방을 만들어달라고 했지만 벽돌 살 돈이 없어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베가는 당장 나무로 틀을 만들어 폐지와 시멘트를 섞어 벽돌을 찍어봤다네요. 진짜 벽돌처럼 단단한 친환경 종이벽돌은 이렇게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는 이후 틈틈이 종이벽돌을 만들어 미장일을 다시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시 구석구석을 돌면서 주민들과 소통하던 시장과 만나면서 인생역전의 결정적 터닝 포인트를 경험하게 됐습니다. 

 

폐지로 친환경 벽돌을 만들고 있다는 그의 말에 큰 관심을 보인 시장이 약 2달 뒤 "친환경 스타트업 대회가 있으니 참가해 보라"고 알려온 것입니다. 

 

이렇게 나가게 된 대회에서 그는 당당히 2등에 올랐습니다. 덕분에 종이벽돌이 널리 알려졌고, 대학병원을 짓는 곳에서 종이벽돌을 납품해 달라며 첫 대량 주문을 한 것입니다. 시는 대량생산을 위한 설비를 지원하는 등 도움을 아까지 않았다네요. 

 

그는 "쓰레기도 보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놀랐다"면서 "쓰레기 인생이 쓰레기 덕분에 바뀌었다"고 했는데요. 그렇죠, 새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사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