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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왜 아르헨티나로 낙태 원정을 갈까요?

원정출산은 들어봤지만 원정낙태는 처음 들어보는데요. 

 

낙태를 위해 아르헨티나를 찾는 외국인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합법적으로 낙태를 하기 위해 원정을 마다하지 않는 여성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인데요. 

 

아르헨티나가 낙태를 합법화하면서 빚어지고 있는 새로운 풍속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르헨티나 언론에 최근 소개된 20살 브라질 여성 사라입니다. 

 

사라는 낙태를 결심하고 아르헨티나를 찾았는데요. 

 

아르헨티나에 가면서 생애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봤다고 합니다. 그녀가 얼마나 절실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네요. 

 

국경을 넘어 아르헨티나로 가기 위해 사라는 빚까지 져야 했습니다. 

 

항공티켓도 사고, 아르헨티나에 머물면서 낙태를 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니까요. 

 

그녀가 빌린 돈은 5000헤알, 약 105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빚쟁이가 되면서까지 그가 아르헨티나로 넘어간 이유요? 

 

브라질에서 낙태를 했다가는 자칫 감방에 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가톨릭신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죠. 그만큼 낙태에 대한 관념과 제도도 보수적입니다. 

 

브라질은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 임신부의 건강 등 아주 소수의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낙태를 허용하고 있어요. 

 

예외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데 멋대로(?) 낙태를 했다가는 최고 징역 3년형을 얻어맞을 수 있다네요. 

 

사라로서는 합법적으로 낙태를 할 수 있는 나라를 찾지 않을 수 없었던 거죠. 

 

사라는 "원하지 않는 아기를 낳는 것은 고문과 같은 일"이라고 했는데요. 

 

아르헨티나에서 합법적으로 낙태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는 주저하지 않고 돈을 빌려 짐을 꾸렸다고 합니다. 

 

그는 "합법적으로 낙태를 할 수 있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마음이 놓였다"고 했어요. 

 

<아르헨티나 국회의사당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2월 합법적 낙태를 제도화했어요.>

중남미에서 합법적인 낙태를 허용하는 국가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쿠바, 푸에르토리코 등 4개국뿐입니다. 

 

멕시코에서도 일부 지방에선 낙태가 가능하다는데 전국적으로 합법화되어 있는 건 아니라네요. 

 

그런데 유독 아르헨티나로 원정낙태가 몰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최초로 심장 바이패스 수술을 할 정도로 의료부문에선 남미의 선진국이거든요. 

 

<당시 국회의사당 밖에선 이렇게 열정적인 낙태 지지시위가 열렸답니다.>

 

안전한 시술을 원하는 여성이라면 아르헨티나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거죠. 

 

코로나19 때문에 여행이 제한되고 있는 데도 벌써부터 이런 상황이니 앞으로 아르헨티나로 원정낙태를 오는 중남미 여성은 더욱 많아질 것 같다는 전망인데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애매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