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앞으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꼼짝도 못하는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초강력 외출금지를 결정한 콜롬비아의 지방도시 수크레를 보면서 머리에 스쳐가는 생각입니다.
수크레는 콜롬비아 북부에 있는 동명의 주(州) 수크레에 있는 도시인데요.
수크레는 2일부터 9일까지 7일간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 외출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으면 아예 집에서 나올 생각을 말라는 거죠.
백신 접종 여부를 놓고 이렇게 차별적 방역조치를 내리는 도시, 과연 수크레가 처음이자 마지막일까요?
발표된 조치를 보면 방역조치는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엄중합니다.
코로나19 백신은 얀센을 제외하면 보통 1차와 2차로 나눠 2번 맞아야 하잖아요. 수크레에선 최소한 1차 접종을 맞지 않은 주민들에게 전면적으로 외출을 금지했습니다.
생필품을 사기 위해 잠깐 동네 마트에 가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니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집이 감옥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에게 외출이 허용되는 유일한 예외규정이 있는데요.
바로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접종센터로 갈 때입니다. 백신접종을 위해서 접종센터를 찾아가는 게 아니라면 그냥 방콕하고 있으라는 거죠.
단속을 피해 살짝 나오면 되지 않겠냐고요? 그것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수크레는 도시의 모든 상점에 코로나19 백신접종증명 확인을 의무화했어요.
이에 따라 마트나 식료품점, 식당, 빵집, 은행 등은 손님의 백신접종증명을 확인한 뒤에야 입장을 허용할 수 있습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은 가게나 은행에 들어갈 수도 없는 시대, 돈을 주고도 물건을 살 수 없는 시대가 되고 만 셈입니다. 밖에 나와봤자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지고 만 것이죠.
수크레는 도대체 왜 이렇게 수위 높은 초강력 조치를 취한 것일까요?
콜롬비아는 최근 델타 변이의 상륙이 최초로 공식 확인되면서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가족을 만나러 미국에 갔다가 귀국한 한 주민이 코로나19에 걸렸는데 알고 보니 델타 변이였던 것입니다. 이 사람이 콜롬비아의 1호 델타변이 감염자라고 하네요.
콜롬비아는 코로나19 때문에 이미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국가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1일 현재 누적 479만 명에 달하고요, 사망자는 12만 명을 넘어섰거든요.
수크레가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것처럼 다급하게 외출금지라는 초강력 강수를 던진 이유, 이해가 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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