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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동물의 세계

콜롬비아 식당에 하마가 어슬렁어슬렁

남미에 하마가 산다는 사실, 이제는 적지 않은 분들이 알고 계실 거예요. 

 

콜롬비아에 서식하는 일명 <마약왕> 하마에 대해 저도 기사를 쓴 적이 많고, 블로그에 포스팅도 여러 번 했답니다.  

 

그 하마들이 도심에 출현해 어슬렁어슬렁 야간산책을 하다가 사람들에게 들켰습니다^^

 

콜롬비아 안티오키아주(州) 푸에르토트리운포에서 최근 벌어진 일인데요. 

 

어디선가 나온(?) 하마 2마리가 식당가를 기웃거리다가 사람들에게 발각(?)됐습니다. 현지 언론은 "하마 커플이 도심에서 산책을 즐겼다"고 보도했는데요.  

 

2마리 하마가 정말 커플이었다면 오붓하게 데이트를 즐긴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하마들은 인간세상이 재미있다는 듯 느긋하게 도심 여기저기를 둘러봤지만 사람들은 깜짝 놀라 난리가 났습니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사람들은 뛰쳐나가 사진이나 영상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죠.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하마를 보고 나갔다는 한 남자는 "말로만 듣던 마약왕 하마를 도시에서 볼 줄을 몰랐다"고 했는데요. 정말 이런 일을 겪으면 황당할 것 같아요. 

 

하마가 출현한 곳에는 나폴레스라는 테마 농장공원이 있는데요. 이 공원은 하마 3마리를 돌보고 있다고 합니다. 

 

하마 출물사건이 발생하자 공원은 "우리가 돌보는 하마는 관리구역을 벗어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근 호수에 하마 30~50마리가 살고 있는데 여기에서 이탈한 하마들이 도시로 나간 것 같다고 했어요. 

 

남미에는 원래 하마가 없습니다. 하마들은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동물이죠. 

 

남미 콜롬비아에 하마가 북적이게 된 건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 때문입니다. 

 

마약으로 거부가 된 에스코바르는 자택에 개인 동물원을 만들고 1981년 아프리카에서 하마 4마리를 수입했죠. 그는 군의 소탕작전에서 사살을 당했는데 이후 관리되지 않은 하마는 130여 마리로 개체수가 불어났습니다. 

 

콜롬비아는 지난달 초 하마를 외래 침입종으로 지정했습니다. 개체수가 너무 많아진 데다 보호종인 매너티와 사람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었죠. 

 

하마가 외래 침입종으로 지정됨에 따라 법률에 따라 이제 콜롬비아에선 하마의 살처분이 가능해졌습니다. 

 

콜롬비아가 곧 살처분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죠. 

 

하지만 하마들의 살처분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해요. 

 

하마들과 정이 들었기 때문일까요? 이번에 산책하는 하마 커플이 포착된 푸에르토트리운포에서 하마들을 살처분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특히 높다고 합니다. 

 

현지 동물보호운동가 이사벨 로메로는 "수십 년간 하마들과 함께 살고 있지만 주민들은 단 한 번도 하마들을 죽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서 "만약 살처분 결정이 내려진다면 대대적인 반대시위를 열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로메로는 "우리 곁에 있는 하마들은 이제 더 이상 아프리카 하마가 아니다"라는 말도 했는데요, 그는 "콜롬비아의 하마로 인정하고 함께 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프리카 하마가 아니라 이젠 콜롬비아 하마다... 왠지 이 말이 틀린 말 같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