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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동물의 세계

쿠바 해변 덮은 붉은 좀비 게

카리브에 좀비 게가 산다는 말 들어보신 적 있나요?

 

카리브의 섬나라 쿠바의 해변 주변에 좀비 게가 잔뜩 몰려들어 난리도 아닙니다.

 

게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말 게산게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맨 아래 영상을 보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 분들 많으실 거예요. 

 

좀비 게들이 구름떼처럼 떼를 지어 이동하고 있는 곳은 쿠바 코치노스 만 해변의 주변입니다. 

 

좀비 게들은 바닷가를 향해 이동하고 있는데요. 

 

해마다 반복되는 현상이긴 하지만 올해는 특히 좀비 게의 개체수가 많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쿠바 코치노스 해변 주민들도 "예년에 비해서 바다 쪽으로 가는 좀비 게들이 현저히 많아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쿠바 환경부 역시 "게의 개체수가 늘어난 건 분명해 보인다"면서 "한때 감소했던 개체수가 늘어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물론 공식적으로 정확한 개체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죠. 그래서 현지 언론은 "좀비 게 수백 만 마리가 떼를 지어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이동을 하고 있는 게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카리브에서 이 게는 세칭 좀비 게 또는 붉은 게로 불립니다. 집게 부위는 노란 색을 띄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붉은 색을 강하게 띄고 있기 때문에 이런 별명이 붙었다고 하는군요. 

 

정식 명칭, 그러니까 학명은 제카르시너스 루리콜라(Gecarcinus ruricola)라고 한데요. 

 

좀비 게는 수륙양용(?)이지만 물보다는 육지에서 사는 걸 좋아하는 게라고 해요.

 

평소에는 땅에서 살다가 번식기가 되면 바다 쪽으로 가서 짝짓기를 한다고 하는데요. 이후 다시 땅으로 돌아간다네요. 알을 밴 암컷들은 산란기 때 다시 바다 쪽으로 간다고 해요.

 

물보다는 땅을 좋아하는 녀석들인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죠? 

 

그런데 이렇게 해변으로 가다가 끔찍하게(?) 교통사고를 당하는 좀비 게들이 엄청 많다고 합니다. 

 

해변으로 가다 보면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를 건너야 하는데 길을 건너다가 자동차에 깔려 압사를 당하는 좀비 게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환경주의자들과 동물사랑 활동가들은 쿠바 정부에 "좀비 게들의 이동 경로 중간에 있는 길에는 게들을 위해 지하터널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까지 넣어 왔다고 했다. 

 

물론 쿠바 정부가 이런 요청을 받아들여주진 않았죠. 엄청난 예산이 드는 사업이니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네요. 

 

다행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과 자동차 통행량이 줄어 사고도 덩달아 감소했다고 해요. 교통사고를 다하는 좀비 게들이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죠. 

 

아! 수많은 좀비 게를 보면서 식탐에 침을 삼키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요. 좀비 게는 식용이 아니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