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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동물의 세계

호랑이가 창밖을 내다보고 있어요

멕시코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호랑이 사건이죠. 

 

반려동물로 호랑이를 키우는 사람이 많다 보니 "호랑이가 쇼핑몰에 나타났다" "물놀이하는데 호랑이가 출현했다" 등등 황당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슬쩍 창밖을 내다보는 호랑이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습니다. 

 

멕시코 멕시코주(州)의 치말우아칸이라는 곳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한 주민이 "창밖을 내다보는 호랑이가 있어요"라고 환경보호검찰에 신고를 한 것입니다. 

 

"주택 안에서 호랑이가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고요?" 신고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귀를 의심할 정도였죠. 도심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은 아니니까요.

 

신고를 접수한 환경보호검찰은 현장에 직원들을 보냈는데요. 

 

신고는 틀림없는 사실이었습니다. 주택 안에 호랑이가 있는데 바깥세상이 궁금하다는 듯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환경보호검찰은 "빨리 집으로 들어가야겠구나"고 초인종을 눌렀지만 문을 열어주는 사람은 없었어요. 문을 따고 들어가야 하니 밖은 더욱 시끄러워졌죠. 

 

밖이 시끌벅적하자 호랑이는 계속 창밖을 내다봤다고 합니다. 

 

환경보호검찰은 결국 문을 강제로 따고 들어갔는데요. 사람이 없는 집에 혼자 방치된 호랑이는 암컷 벵갈 호랑이로 나이는 8개월 정도 되어 보였다고 해요. 아직은 어린 녀석이었던 것이죠. 

 

호랑이 혼자 있던 집은 엉망이었다고 해요. 제때 치우지 않은 쓰레기가 여기저기 널려있었고, 위생관리는 형편없었다네요. 환경보호검찰 관계자는 "호랑이가 살고 있던 환경만 본다면 비정상적인 사육조건이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며 "주인이 호랑이를 학대한 흔적도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고 했습니다.   

 

검찰은 호랑이를 구조해 동물보호소에 인계했습니다.

 

호랑이의 주인이 나타난 건 일이 이렇게 처리되고 난 뒤였는데요. 호랑이 주인은 "합법적으로 소유권을 갖게 된 호랑이"라며 호랑이를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검찰은 주인이 갖고 있던 서류를 통해 그의 주장에 틀림이 없음을 확인했지만 호랑이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더럽고 비위생적인 환경에 방치하는 등 호랑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호랑이를 돌려주지 않은 것입니다. 

 

멕시코에서 맹수를 거래하거나 키우는 건 합법입니다. 특히 벵갈 호랑이는 멕시코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지 않아 판매와 사육에 제한이 없다고 해요.

 

따라서 호랑이를 키우는 건 자유지만 호랑이를 입양했다면 제대로 돌보고 살펴야겠죠. 

 

열악한 환경에 새끼호랑이를 방치한 주인,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