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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동물의 세계

바다에서 죽은 주인 기다리는 충견 바기토

매일 바닷가로 나아가 죽은 주인을 기다리는 충견의 스토리가 세상에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페루 리마주(州) 푼타 네그라라는 곳에 살고 있는, 이제는 주인 없는 반려견의 신세가 된 충견의 이야기인데요. 

 

우연히 이곳으로 때늦은 피서를 갔던 한 가족이 사연을 알고 감동해 공유하면서 이제 이 충견은 중남미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됐습니다. 

 

충견은 바기토라는 이름을 가진 믹스견인데요. 

 

바기토를 유명한 견으로 만든 건 여름 끝자락에 푼타 네그라로 뒤늦게 피서를 간 줄리 메히아라는 여성이었습니다. 물에 들어가기는 이미 쌀쌀한 날씨라 줄리와 가족들은 모래사장에서 바다구경을 하고 있었는데요. 수평선을 바라보며 모래사장에서 멍때리고 있는 한 마리 개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게 충견 바기토와 줄리의 첫 만남이었다죠. 

 

줄리는 "개 혼자 왔지만 유기견으로 보기엔 너무 깨끗해 눈길을 끌었다"며 "목걸이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주인이 있는 것 같았지만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이상했다"고 했는데요. 

 

줄리의 아빠 역시 "길에서 흔히 보는 유기견과 확실히 다른 점이 있었다"며 "가족들이 무언가에 홀린 듯 한동안 개에게 시선을 집중했다"고 했어요. 

 

줄리는 평소 호기심이 많은 데다 동물을 좋아하는 여성이었는데요. 줄리는 조심스럽게 개에게 다가가 쓰다듬기 시작했다네요. 

 

개는 사람의 손길에 익숙한 듯 경계하지도, 저항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눈은 바다에 고정시키고 있었다고 해요. 그야말로 뚫어지게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줄리는 "너무 깨끗한 걸 보면 유기견 같지는 않은데... 이 개는 왜 바닷가에서 멍때리고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이 들더랍니다. 

 

그리고 그런 의문을 풀어준 사람은 마침 해변에서 만난 한 동네 주민이었습니다. 

 

주민에 따르면 바기토라는 이름을 가진 이 개의 주인은 평생 어부로 일한 한 노인이셨는데요. 이 노인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나셨다고 했습니다. 

 

바기토는 그때부터 매일 바닷가를 찾아 이렇게 바다를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주민은 줄리에게 "아마도 주인이 세상을 떠난 걸 모르는 개가 주인이 배를 타고 나간 줄 알고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해주었는데요. 그 바닷가 동네에 사는 주민들은 모두 바기토의 사연을 알고 있다고 했답니다. 

 

그러면서 "매일 바닷가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개가 너무 불쌍해 주민들이 개를 살펴주고 있다"고 했다네요.

 

줄리는 동네로 내려가 다른 주민들에게도 바기토에 대해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주민들은 매일 충견 바기토에게 먹을 걸 챙겨주고, 아파 보이면 병원까지 데려가고 있었다고 하네요. 

 

줄리는 "잃어버린 사랑(주인)에 대한 반려견의 충심에 주민들이 모두 감복하고 있었다"고 했는데요. 줄리는 "반려견이 주인을 잃었지만 동네 공동체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있어 또 다른 사랑을 찾은 것과 다를 게 없다"면서 "바기토 덕분에 가족여행 중 가장 감동적인 여행을 했다"고 했습니다. 

 

줄리가 SNS에 공유한 충견 바기토의 사연은 중남미 각국 언론에 소개돼 감동을 주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