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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동물의 세계

'아르헨티나판 돌아온 래시' 유기견 '네그리타'

은혜를 잊지 못하고 집을 찾아간 유기견의 스토리가 언론에 소개돼 화제입니다.  조금 과장하면 집 찾아 3만리 길을 걸었습니다.

 

"유기견이 집을 찾아갔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은 말처럼 들리시죠? 묘하게 엉퀸 표현이긴 한데 유기견의 사연을 보면 "집을 찾아갔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네요.

아르헨티나의 리바다비아라는 곳에서 최근 벌어진 일입니다. (리바다비아 스페인어로는 Rivadavia라고 씁니다. 스페인어 특유의 그 덜덜덜~ 떠는 발음 아시죠?"


화제의 유기견은 리바다비아에서 길을 배회하던 평범한 개였습니다. 갈 곳이 없으니 쓰레기통을 뒤지면서 길을 배회하는 게 일상이었겠네요. 유기견은 우연히(?) 연애를 하면서 새끼를 뱄는데요. 노숙하는 처지에 새끼를 뱄으니 아무리 동물이라고 하지만 참 곤란했겠네요.

그런 유기견을 한 노인부부가 거두어주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새끼를 밴 유기견이 불쌍했던지 집에 들이고 먹을 것을 주면서 개를 돌봐주었다고 합니다.

이름이 없어서 불편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유기견에게 '네그리타'(스페인어로 검둥이)라는 예쁜 이름도 지어줬네요.

덕분에 네그리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집에서 무사히 출산을 했답니다.

​<네그리타가 편하에 늘어져(?) 있네요. 이젠 마음이 편한가 봐요.>

할아버지 부부의 배려,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새끼들을 모두 주변에 무료로 분양하고 네그리타는 먼 친척집으로 입양을 시켰습니다. 네그리타를 아주 입양하기엔 두 분이 너무 힘들었다고 해요, 나이 때문에요.

새끼들과 거리로 나가면 언젠가 뿔뿔히 헤어질 게 뻔했는데 모두 집을 찾아준 것이죠!

 

네그리타가 입양된 곳은 하찰이라는 지역에 있는 할아버지의 친척집이었는데요. 이 친척도 네그리타를 무척이나 예뻐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네그리타가 사라져버렸습니다. 섭섭하게 한 게 없는데 나가버린 네그리타. 친척집에선 네그리타를 애타게 기다렸지만 결국 네그리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네그리타의 스토리는 이렇게 아르헨티나 언론에까지 보도가 되었습니다.>

"유기견이었으니까... 집보다 길이 더 편했나보다..." 이렇게 단념을 하고 말았는데... 이게 왠일입니까? 네그리타가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네그리타가 나타난 곳은 친척집이 아니라 바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집이었습니다.

친척집이 있는 하찰에서부터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부가 살고 있는 리바다비아까지 거리는 무려 161km. 아무도 길을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집을 찾아간 겁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네그리타와 정말 반갑게 재회했다고 합니다. 네그리타는 결국 일생의 은인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한지붕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이젠 행복하겠죠?

'돌아온 래시'라는 책 아시죠? 네그리타야 말로 아르헨티나판 '돌아온 래시'의 주인공이네요.